본격적인 솔로 행보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효민의 이름 앞에는 ‘티아라’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09년 데뷔한 이래 ‘보핍보핍’, ‘롤리폴리’, ‘러비더비’ 등 다양한 히트곡을 발표하며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은 티아라는 지난 2017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만료, 멤버들 각자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멤버 교체, 탈퇴 및 불화설 등 활동 하는 동안 갖가지 잡음과 시련을 만나면서도 지켜온 이름인 만큼, 솔로 활동을 시작한 지금까지도 효민에게 ‘티아라’라는 이름은 단순한 팀명 그 이상의 의미다.
지난해 ‘망고’에 이어 최근 디지털 싱글 앨범 ‘으음으음(U Um U Um)’을 발표한 효민은 “망해도 계속 나오네”라는 일부의 시선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새로운 이정표를 쓰고 있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효민. 그는 지금 두렵지만 신중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중이다.
Q. 디지털 싱글 형태로 앨범을 내게 된 이유가 있나
미니앨범을 준비 중이었는데 곡과 안무가 생각보다 잘 나왔다. 이걸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선공개곡처럼 먼저 디지털싱글로 발매하게 됐다. 상대방을 향한 마음을 출렁이는 파도에 빗댄 곡이다. ‘망고’ 때보다 재미있고 중의적인 표현이 많다.
Q. 미니앨범은 언제쯤 발매 예정인가
확정은 아니지만 2월 중순이나 말쯤에 나올 것 같다. 새 앨범은 지난 ‘망고’와 ‘응응응’, 또 다른 신곡들로 우러어질 것 같다. 타이틀곡은 브랜뉴뮤직 라이머 오빠와 처음으로 같이 작업했다.
Q. 겨울이라는 계절에 비해 굉장히 청량한 느낌의 곡이다
나도 처음 들었을 때는 여름에 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꼭 여름에만 그런 노래를 해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감을 모호하게 하고 싶었다. 뮤직비디오 찍을 때도 계절감을 파괴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Q. 새로운 소속사에서 새 앨범을 준비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
예전보다 참여 비중이 많이 늘었다. 지금 회사는 광고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다보니 음반 제작은 이번에 처음 해본 거다. 나와 회사 모두 도전하는 정신으로 준비한 앨범이다. 유통사에 직접 찾아가서 미팅도 하고 곡을 받으려 다른 회사도 가봤다. 쉬운 게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Q. 솔로 가수 효민은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것 같나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성향이 있더라. ‘망고’라는 곡도 그래서 선택했던 것 같다. 원래 성격은 현실적인데 음악에서만큼은 현실적이지 않은 것 같다. 생각해보니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곡이 많이 없더라. 아티스트라는 이름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보니 그런 시도들을 자꾸 했던 것 같은데, 조금 편안하게 내려놓고 가장 나답게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나가야 할 것 같다.
Q. 같은 팀 멤버 지연과 솔로곡을 발표한 시기가 비슷했다. 따로 나눈 이야기들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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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가 끝은 아닌데 왠지 끝나는 느낌이 드는게 싫었다. 둘 다 쉽지만은 않다고 얘기하면서도 농담 삼아 ‘그거라도 빨리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가 활동할수록 티아라 이름이 한 번이라도 더 나올 수 있으니까. 올해가 데뷔 10주년이라 그냥 넘길 수도 없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누고는 있는 상황이다.
Q. 멤버들의 빈자리가 느껴지지는 않나
팀 활동할 때도 솔로 앨범을 두 번 냈었는데 그때는 확실히 돌아갈 곳이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안심이 됐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더 불안하고 겁이 날 때가 많다.
Q.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는 소감이 어떤가
시간이 정말 빠르다고 느꼈다. 나는 친구들에 비해 일찍 시작해서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모든 게 시작인 시점이더라. 연예인으로서가 아닌 인생에 있어서 ‘이제 뭐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친구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나도 똑같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은 순간순간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고 있다.
Q. 솔로 가수 효민으로서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도전정신이다. 티아라 활동할 때도 우리는 ‘색깔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는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우리의 색깔이었더라. 그렇게 경험하고 배워서 그런지 지금도 새로운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직 나만의 색깔을 못 찾은 것 같기도 하다.
Q. 그렇다면 효민의 장점은?
지긋지긋할 정도의 꾸준함이다. 지난 앨범들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계속 낼 새ㅤㅇㅏㄲ이다. 냉정하게 ‘망해도 계속 나오네’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처음으로 선택한 직업이고 아직도 들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있어서 그분들에게 선물처럼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성공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고 부지런히 움직여서 언젠가 꾸준함을 인정받고 싶다.
Q. 가수 2막을 맞은 효민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행운. 항상 우리는 운이 좋은 팀이라고 얘기를 해왔다. 걸그룹이 각광 받던 시기에 활동을 했고, 일본에서 한류가 열풍일 때 일본 데뷔를 했다. 차트 1위도 해보고 중국에서도 데뷔해봤다. 우리가 가진 것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누구에게다 힘든 일은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그런 경험을 일찍 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인 것 같다.
Q. 앞으로 효민의 10년은 어떻게 될까
뻔하지만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회사 나온 후에 내가 잘해야 주변도 행복해진다는 걸 많이 느꼈다. 이왕이면 앨범도 나오니까 내 곡을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지금부터는 행복을 좇고 싶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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