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몸길이가 4m에 이르는 대형 산갈치가 발견돼 소셜미디어에서 대재앙 발생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 산갈치는 지난달 28일 일본 도야마현 이미즈시 해안가에서 어망에 걸려 잡혔다. 발견 당시 산갈치는 이미 죽은 상태였다.
앞선 지난달 19일에도 도야마현 해안가에서 이런 산갈치 두 마리가 더 발견됐다.
심해어인 산갈치가 해안가에서 잇따라 발견되면서 일본 소셜미디어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일본에는 심해에 사는 어종이 해수면이나 해안가에서 발견되면 대재앙이 일어난다는 통념이 있다. 심해어들은 해저 지진 단층의 움직임에 민감해 지진 발생 전에 이상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누리꾼은 지난 2010년 일본 북부 해안가에서 이런 산갈치 10여 마리가 발견된 후 이듬해인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다며 논란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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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본 누리꾼은 “이것은 분명히 지진의 전조이며, 이것이 난카이(南海) 해구와 관련 있다면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난카이 해구는 일본 시코쿠(四國) 남쪽 해저부터 태평양에 접한 시즈오카(靜岡)현 앞바다까지 약 750㎞에 걸쳐 있는 해구로, 여기서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갈치의 출현이 지진 발생과 관련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섣부른 억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히로유키 모토무라 가고시마대학 교수는 “지금까지 산갈치 20여 마리를 수집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해수면으로 올라오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죽은 채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갈치의 출현이 대재앙의 전조라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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