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는 무죄다! 김경수는 무죄다! 김경수는 무죄다”
지난 2일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 삼거리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무죄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50여명의 이들은 차례차례 단상에 올라 각자 준비한 발언을 이어가며 김 지사의 구속을 안타까워했다.
이제 입사한 지 한 달 된 신입사원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김형수(28·가명) 씨는 고향인 대구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집회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부모님을 뵙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입사의 기쁨을 즐겨야 하지만 예매한 KTX 열차표를 과감히 버렸다”며 “사법부의 농단에 의해 이 나라가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소리쳤다.
심지어 김 씨는 이날이 생일이라고 덧붙였다.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다함께 김씨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두 아이의 아빠라는 박민성(37·가명)씨도 단상에 올랐다. 박 씨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힘든 와중에 오늘 이 곳에 왔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경수가 무죄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야당은 물론 청와대와 여당도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촛불집회로 국민들의 힘을 얻어 지금의 정부가 생겨났지만, 김경수 지사의 구속 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사법농단 관여 판사든 아니든 우리에게 중요한 건 정치 프레임 싸움이 아닌 김경수 지사가 무죄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와 사법부를 모두 믿을 수 없는만큼 공수처를 조속히 신설하라고 강조했다.
법원 정문 앞에는 집회 현장을 지키기 위해 의경 30여명이 파견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발언 중간중간 “우리의 아들”, “우리의 동생”, “우리의 친구”라며 의경들을 언급하며 “함께 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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