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10억달러 미만’ ‘계약기간 1년’ 등을 내용으로 올해부터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밀착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두고 한미가 대립을 이어갈 경우 비핵화 공조에 틈이 생길 것이라는 안팎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이 올해부터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미국과 한국은 새로운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원칙적으로(in principle)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미) 양측은 남아 있는 기술적 문제들을 가능한 한 빨리 조율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이 SMA를 통해 주한미군 유지 비용에 기여하는 것을 포함, 동맹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상당한 재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지난 70년간 가까이 미국의 모범적인 동맹이자 파트너이자 우방”이라며 “우리는 상호 방위 조약에 따른 의무 준수를 포함해 우리의 동맹 한국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다. 한국 및 한국 국민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철통과 같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올해부터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 협상이 금액은 ‘10억 달러 미만’, 계약 기간은 ‘1년’으로 하는 내용으로 이번 주 안에 최종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CNN은 새 SMA에 따라 한국은 분담금을 10억 달러에 가까운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이는 한국이 지난 5년간 부담해온 연간 약 8억 달러보다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1년이며 1년 더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방송은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미 당국은 올해 하반기 같은 문제로 또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또다시 추가 분담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번 한미 간 합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가오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의 걱정을 일단 덜게 됐다고 CNN은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합의안을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참모들도 사전에 몰랐던 한미 군사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정을 내린 전례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주한미군 카드를 다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방송된 미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다른 얘기는 한 번도 안 했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전혀 논의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알겠느냐. 하지만 그곳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이 매우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에는 4만 명의 미군이 있다. 그것은 매우 비싸다”며 “하지만 나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며 “나는 그것을 없애는 것에 대해 논의조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