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의 최종 시한을 3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에 대한 압박 전선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화웨이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부회장을 기소한 것과 별도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기술절취’ 혐의로 압수수색에 나서는 한편 유럽연합(EU)에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미국이 멍 부회장의 기소를 발표하던 지난달 28일 FBI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화웨이 연구소를 급습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 연구소는 미국 아칸반도체가 개발한 인공 다이아몬드 박막기술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칸반도체가 유리에 인공 다이아몬드를 얇게 씌운 ‘미라지 다이아몬드 글라스’ 샘플을 연구소에 보냈는데 지난해 8월 심하게 훼손된 채 돌아와 기술절취 혐의가 불거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FBI가 화웨이 연구소를 급습한 날은 미국이 대이란 제재 위반과 미 통신 업체 T모바일의 로봇기술 절취 등의 혐의로 화웨이와 멍 부회장을 기소한다고 밝힌 당일이다.
또 FBI는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화웨이를 상대로 함정수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FBI의 주문으로 아칸반도체 최고운용책임자(COO)인 칼 슈보가 CES에서 화웨이 측 인사들과 접촉해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FBI의 함정수사로 화웨이 측 인사들이 아칸반도체와의 계약과 미국 수출통제법을 명백히 위반했음을 인정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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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보이콧 대열에 동참하기를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5일 미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보안 문제를 이유로 5G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EU에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최근까지 미국의 우방인 호주와 뉴질랜드·일본 등이 화웨이 5G 장비 보이콧에 동참했으며 유럽 동맹국인 영국과 독일도 화웨이 장비 사용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북유럽에서도 화웨이 견제는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일 노르웨이 정보당국은 국가위험평가 보고서를 내고 “화웨이와 중국 정부가 긴밀하게 연계돼 있으므로 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덴마크 경찰도 화웨이 직원 2명에게 적법한 서류를 갖추지 못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추방 명령을 내렸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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