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은 “’SKY 캐슬’은 어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삶의 방향과 지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작품이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SKY 캐슬’에서 주남대학교 신경외과 교수 황치영 역을 맡은 최원영. 그는 이수임(이태란 분)의 남편이자, 황우주(찬희)의 아버지로 등장했다. 무엇보다 최원영은 욕망과 야망으로 가득한 SKY 캐슬 인물들과 상반되는 모습으로 매 회 화제가 됐다.
어떤 곤경 속에서도 따뜻했던 황치영의 가족. 욕망을 좇는 캐슬 주민들에겐 정의감이 되레 튀는 행동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곧 이들의 선한 의지가 빛을 발휘했다. 극이 전개될수록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의 악행을 밝혀내고, 주남대 병원의 부적절한 의료 행위를 수면 위로 드러내는 수임과 치영 부부의 정의로운 활약이 돋보인 것. 우주가 혜나 살해 진범으로 지목되면서 드러난 세 가족의 따뜻한 가족애은 캐슬의 한줄기 빛으로 기억됐다.
이들 가족은 등장 초반에 아이러니하게도 비판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정상이 비정상으로 보이는 세상. 이를 놓고 최원영 역시 ‘우리가 오히려 이상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 사실 우주네 가족이 정말 지극히 정상적이고 올바른 삶의 가치관이지 않나. 그렇기에 이상적인 캐릭터라는 지적도 이해한다. 하지만 드라마 속의 이야기에는 여러 가족과 인간상이 있고 그 속에 저희가 있는 것이다 생각해요. 대본에 주어진 소명 역시 그러했고, 그게 제 역할이자 몫이었다 생각해요.”
최원영 스스로 황치영을 가장 잘 나타낸 대사로 ‘몰고기가 그립다고 탁류로 살고 싶지 않다’를 꼽았다. 주남대학병원 원장 최인호(송민형)가 치영을 또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려고 하자 그에게 내뱉는 말이었다.
“일반인들이 쉽게 하기 힘든 말이라 봐요. 어찌보면 말대꾸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잖아요. 속으로는 할 수 있어도 밖으로 내뱉기 힘들죠. 사회적인 관계를 가지면서도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산다고 한들 쉽지 않은 일이라고 봐요. 황치영은 이를 젠틀하게 이야기하는데, 멋있다고 생각해요.”
‘SKY 캐슬’의 명장면은 일명 ‘아갈대첩’으로 불리는 장면이다. ‘SKY 캐슬’ 사람들이 모여 혜나의 갑작스런 죽음을 놓고 용의자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폭로가 일어난다. 이어 험한 몸싸움과 거친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때 황치영은 소파 위에 올라가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데 이게 무슨!’이란 말을 남긴다. 알고 보니 이 말은 최원영의 애드리브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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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올라간 건 애드리브였다. 원래는 이수임이 소리 지르고 ‘어떻게 이 사람들이 이럴 수 있어? 여보, 나가자’ 하고 데리고 나가는 게 끝이었어요. 그리고 나온 말이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데’라고 읊조렸어요. 위에서 보는데 참 가관인 거죠. 제 자신에게 한 말 일 수도 있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한 말일 수도 있는 공존 지점이 있어 교집합이 잘 이뤄진 부분이었다고 생각해요. ”
1.7%의 첫방 시청률에서 무려 23.2%까지 치솟은 ‘SKY 캐슬’은 매주 주말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들였다. 최원영은 “누가 (이 인기를)예상이나 했겠나. 시청률이 20%가 넘을 줄 누가 알았겠나”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SKY 캐슬’의 흥행 비결로는 감독님의 연출, 스태프들의 노고, 배우들의 열연 등 소위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최원영은 감독, 스태프, 배우들, 그리고 시청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써주신 감독님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준 모든 스태프 여러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을 전해요. 드라마를 열렬히 지지하고 사랑해준, 저희의 가장 든든한 이웃이자 주인공이었던 시청자분들 덕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부족한 제게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진짜 어른’ 황치영 캐릭터를 진정성 있게 완성한 최원영은 “결국엔 어른들의 성숙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 ”고 소신을 전했다.
“입시 교육 열풍 문제 뿐 아니라, 어른으로서 다 같이 사회적 문제를 체감하고 의식의 변화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방향을 제시하기 보단 저부터 올바른 의식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요. 함께한 시청자 여러분 모두가 ‘SKY 캐슬’을 통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길목에 들어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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