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인파로 몸살을 앓는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5월 1일부터 관광객에게 1인당 3유로(3천800원)의 입장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6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4일 이런 방침을 공개하면서 ‘당일치기’ 관광객과 크루즈 여행 관광객 등에게 입장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해 12월 2019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베네치아 당국이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률을 처리했다.
이 법률에 따르면 베네치아시는 관광객에게 2.5∼10유로(3천200∼1만2천800원)의 입장료를 부과할 수 있는데, 브루냐로 시장은 5월부터 일단 3유로를 부과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입장료가 6유로로 인상되고 성수기에는 8∼10유로까지 올라간다. 호텔 투숙객은 입장료가 면제된다.
시의 입장료 부과 방안은 시 의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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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시의 방침이 정해지자 잔 마르코 첸티나이오 이탈리아 농업·관광 장관은 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무의미하고 백해무익한 방법이다. 관광을 반대하는 나라가 되고 싶은가”라고 비판했다.
브루냐로 시장은 “입장료로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입장료 수익은 유적지 보수와 청소에 쓰인다”라고 반박했다.
베네치아는 관광 산업이 주 수익원이지만 관광객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도시가 더러워지면서 주민이 빠져나가는 현상까지 벌어지자 관광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베네치아를 찾는 관광객은 하루 평균 8만2천명이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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