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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양진호, 청부살인 시도 정황…경찰, 관련 진술 확보

경찰, 관련 진술 확보…‘살인예비음모’혐의 추가입건

양씨는 혐의 부인…공범 “대동맥 찌르라고 요구받아”

특수강간, 강요, 상습폭행,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동물보호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6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2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갑질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과거 청부살인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양 회장이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의 형부를 지인을 시켜 살해하려 한 것으로 보고 최근 양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양 회장을 살인예비음모 혐의로 추가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7일 전했다.

양 회장은 지난 2015년 9월께 평소 가깝게 지내던 스님 A 씨에게 당시 아내의 형부를 살해해달라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 회장이 자신과 이혼 소송을 하던 아내에게 형부가 변호사를 알아봐 주는 등 소송을 돕는 것에 불만을 품고 A 씨에게 돈을 주며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양 회장이 A 씨에게 3,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A 씨로부터 “양 회장이 ‘옆구리와 허벅지의 대동맥을 흉기로 1차례씩 찔러라’라고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양 회장이 A 씨에게 사진과 주소 등 아내의 형부와 관련한 정보를 넘긴 것을 양 회장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등을 통해 밝혀냈다. 당초 경찰은 양 회장이 A 씨에게 청부폭력을 지시한 것으로 봤지만 이 같은 정황이 나오자 청부살인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 씨 진술이 사실이라면 양 회장이 흉기를 언급한 데다 옆구리와 허벅지는 흉기에 찔렸을 경우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양 회장의 이러한 시도는 미수에 그쳤다. A 씨는 양 회장에게서 받은 돈 가운데 1,000만원을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 2,000만원을 지인인 B 씨에게 건네며 범행을 부탁했다. B 씨는 다시 C 씨에게 범행을 교사했는데 실제 범행으로 이어지진 않아 양 회장 아내의 형부는 화를 입지 않았다. 일이 틀어지자 A 씨는 받은 돈을 양 회장에게 돌려줬다. 범행 대상이던 양 회장 아내의 형부는 현재 지병이 악화해 이와 관련한 진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그러나 A 씨의 진술과 그동안 확보한 증거를 통해 양 회장 등의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판단, 최근 이들을 살인을 모의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를 제외한 양 회장 등 나머지 3명은 혐의를 부인했다. 양 회장은 “사람을 죽여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고 B 씨는 “A 씨가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데 해결해달라’고 하길래 몇 대 때려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그렇게 하려 했는데 이후 양 회장이 시킨 일인 것을 알고선 그만뒀다”고 진술했다. C 씨는 B 씨와 사업 문제로 몇 차례 만난 사이일 뿐 청부살인을 교사받은 일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양 회장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한 참고인 조사를 벌인 뒤 양 회장을 1~2차례 더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예비음모 혐의로 입건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양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사 직원을 폭행하고 수련회 등에서 직원에게 도검과 활 등으로 살아있는 닭을 잡도록 강요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공개돼 공분을 일으켰다. 경찰은 국내 웹하드 업계 1·2위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 회장이 불법 촬영물을 포함한 음란물이 웹하드를 통해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던 중 이들 영상과 관련한 수사도 병행해 특강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양 회장을 구속기소 했고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으로 불법 음란물 유통을 주도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경찰과 공조해 보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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