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7일 캐나다가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 입찰에서 중국 화웨이를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국가 안보 보좌관으로 일했던 리처드 패든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의 존재는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캐나다는 화웨이를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의 동맹국들도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고 있다”며 “캐나다가 서방국가의 일원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화웨이를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1일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직후 이런 경향이 심화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은 화웨이 장비에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하는 ‘백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부 통신장비 구매 등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다. 유럽도 화웨이 장비를 이에 따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5G 장비 구매와 관련해 국가 안보 검토에 착수했으나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중 캐나다 대사를 지낸 기 생 자크는 “트뤼도 총리는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의 안전을 위해 발표를 미루고 있지만, 캐나다는 결국 5G 장비 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멍 부회장이 체포된 직후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 등 캐나다인 2명을 국가 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했다. 또 최근에는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된 캐나다인에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루사예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화웨이 장비가 배제된다면 그 결과가 따를 것”이라며 캐나다에 화웨이 장비를 제외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한편 트뤼도 총리의 춘제(중국의 설) 인사가 중국 누리꾼들의 강한 반발을 산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집중된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5일 중국판 트위터에 해당하는 웨이보에 중국어와 영어로 새해를 축하한다는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2019년은 돼지의 해로, 돼지는 부와 정직, 성공을 상징한다”고 말하고 “많은 중국인이 캐나다 사회에 기여한 것을 감사히 생각한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광둥어로 “돈 많이 버세요”라는 덕담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그는 웨이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그는 웨이보 계정에 2,000개 이상의 글과 동영상을 남겼고, 팔로워도 53만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그의 신년 인사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한 누리꾼은 트뤼도 총리의 영상에 “캐나다는 즉각 멍완저우를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번에는 새해 인사라서 그냥 넘어가겠지만, 다음번 당신의 영상에는 반드시 ‘석방하라’는 댓글을 달겠다”고 전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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