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걸 경험했다. 불러만 주면 늘 최선을 다하겠다.”
‘낚시꾼 스윙’ 최호성(46)이 추억과 희망을 낚아 올리며 유쾌한 도전을 마쳤다. 최호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4개, 더블보기 2개를 묶어 5오버파 77타를 쳤다. 중간합계 9오버파 224타를 기록한 그는 출전선수 156명 중 공동 138위에 그쳐 최종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2승씩을 거둔 최호성의 생애 첫 미국 PGA 투어 무대였다. 볼을 치고 난 뒤 독특한 피니시 자세로 인터넷 스타로 떠오른 그를 대회 주최 측에서 초청했다. PGA 투어는 물론이고 미국 방문이 처음이었던 그는 사흘 동안 1오버파-3오버파-5오버파를 적어내 컷 통과 기준인 합계 3언더파와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대회 전부터 집중조명을 받으며 인기를 실감했다.
선수와 아마추어 유명인사가 팀을 이뤄 경기하는 이번 대회에서 최호성은 쇼맨십과 팬들을 향한 친절한 태도로 칭찬을 받았다. 동반 플레이를 한 배우 크리스 오도널, PGA 투어 통산 3승의 베테랑 제리 켈리(53·미국)와 그의 파트너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에런 로저스는 이날 최호성에게 기념 셔츠를 선물했다. 최호성은 “실수할 때마다 격려해주는 등 너무 감사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줬다”며 자신의 피니시 자세가 새겨진 클럽 헤드커버로 답례를 했다.
경기 후 최호성은 “많은 것을 경험했는데 한국 코스에 비해 그린이 확실히 어려웠다”면서 “다음 PGA 투어 출전 계획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불러만 주시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2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과 아시안 투어에 이어 모든 골프선수들이 우승을 꿈꾸는 PGA 투어에서 경험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 투어를 주 무대로 하는 최호성은 이번 시즌 PGA 투어 대회에 5~6차례 더 초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컵의 향방은 폴 케이시(42·잉글랜드)와 필 미컬슨(49·미국)의 40대 대결로 좁혀졌다. 케이시는 스파이글래스 힐GC(파72)에서 5언더파 67타(합계 15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지난해 발스파 챔피언십 제패에 이어 투어 통산 3승 달성을 바라보게 됐다. 이 대회에서만 4차례 우승한 통산 43승의 미컬슨은 3타를 줄여 전날 공동 선두에서 3타 차 단독 2위(12언더파)가 됐다. 김시우(24)가 9언더파 공동 7위, 강성훈(32·이상 CJ대한통운)이 8언더파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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