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규모 4.1과 2.5에 달하는 지진이 연거푸 발생했다. 한반도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한 건 지난해 2월11일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한 지 꼭 1년 만이다. 다행히 지진이 육지와 떨어진 바다에서 발생했고 진앙도 상대적으로 깊어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경북과 경남 지역 주민들은 일상화돼가는 지진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기상청은 10일 낮 12시53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북위 36.16도·동경 129.90도 지역, 깊이 21㎞에서 발생했다. 강도는 약하지만 여진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12분께 규모 2.5의 지진이 최초 진앙에서 5㎞ 떨어진 지점에서 난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상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해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규모 6.0에 미치지 않아 해일(쓰나미) 발생 우려도 없었다. 이날 오후 2시10분 기준으로 피해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다.
다만 지진 발생 1분여 만인 낮 12시54분께 발송된 ‘규모 4.1 지진이 포항 인근 해역에서 발생했다’는 긴급 재난문자를 본 경북과 경남 지역 시민들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는 경북 10건, 경남 10건 등 총 33건이 들어왔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비롯해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도 지진 영향 없이 정상 가동했다.
포항에 사는 김무원(54)씨는 “아파트에 있는 갑자기 식탁전등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을 1~2초 정도 느꼈다”며 “진동 시간이 짧아 과거 보다는 불안감이 덜했지만 지진이 일상화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한 건 꼭 1년 만이다. 특히 규모 4.0 이상 지진은 지난 2016년 9월 12일 경주 지진을 기점으로 경주·포항에서만 7차례나 발생했다. 지난해 2월11일 오전 5시3분께 포항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외에 포항에서는 지난 2017년 11월15일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시설 피해 5만5,095건과 2,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 중 40여 명은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여전히 생활 중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지진은 2017년 포항 지진과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다만 여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포항=손성락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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