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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오른 판교 vs 분양가 못미친 김포…'강남 접근성'이 갈랐다

■양극화 커지는 2기 신도시

<판교 봇들마을 1단지 82㎡>

<김포 우남퍼스트빌 전용 114㎡>





2기 신도시의 집값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지난 2년간 판교·위례·광교 신도시 등은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평균 30% 이상을 기록한 반면 동탄·아산·김포 신도시 등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김포 등의 일부 단지는 분양가보다 집값이 되레 내리기도 했다. 서울 강남 접근성과 광역교통 인프라가 2기 신도시 운명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가 2기 신도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3㎡당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판교(35%), 위례(35%), 광교(32%) 등이 30%대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김포(9%), 파주(7%), 동탄(7%) 등은 한 자릿수 오르는데 그쳤다.

판교신도시 아파트는 2016년 3.3㎡당 2,44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3,301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위례신도시는 2,226만원에서 3,015만원으로, 광교 신도시는 1,786만원에서 2,350만원으로 뛰었다.

반면 동탄신도시 2016년말 1,218만원이었으나 지난해말에는 1,309만원으로 2년간 채 100만원도 오르지 않았다. 아산신도시(1,023만원→1,154만원), 양주신도시(865만원→950만원), 김포신도시(1,014만원→1,103만원)도 비슷한 상승액을 나타냈으며 파주신도시(965만원→1,029만원)는 64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위례·광교 등 집값 30% 이상↑

동탄·파주는 한 자릿수에 그쳐



단지별로 보면 차이는 더 극심하게 드러난다. 2006년 동판교 민영아파트 중 첫 분양 테이프를 끊은 봇들마을신미주1단지 전용면적 82㎡는 분양가가 3억8,530만원(3층)이었지만 지난해 9월 11억7,500만원(3층)에 거래돼 12년여만에 8억원 가량 올랐다. 반면 2008년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최초 공급된 우남퍼스트빌 전용 114㎡의 분양가는 4억5,070만원(4층)이었는데 올해 1월 4억500만원(4층)에 거래돼 4,5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상승은커녕 분양가보다 더 떨어진 가격이다.

2003년 참여정부 때 기획된 2기 신도시는 12곳(판교, 동탄1·2, 김포한강, 운정, 광교, 양주, 위례, 고덕국제, 검단, 아산, 대전 도안)에 걸쳐 분포돼 있지만 성공한 곳은 판교와 광교 정도로 손에 꼽힌다. 서울 중에서도 강남권 진입이 수월한 두 곳은 서울권 실수요자들이 유입되면서 집값이 급등한 반면 수도권 북부와 서부권에 조성된 2기 신도시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채 집값도 제자리걸음 해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기 신도시 가운데 마지막으로 분양되는 검단 신도시에선 최근 잇따라 청약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서·북권 2기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점을 열악한 교통 환경으로 꼽는다. 광역급행철도(GTX)나 서울 지하철 연결 등 광역 교통망 개선이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선 10년 가까이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김포 한강 신도시엔 아직 전철이 없다. 지난해 11월 완공 예정이던 김포도시철도(한강신도시~김포공항) 개통이 올해 7월로 미뤄졌다. 현재로선 버스가 유일한 대중 교통수단이다. 양주 신도시는 2기 신도시 중에서도 교통이 가장 열악하다. 양주신도시 내 옥정지구는 지하철은커녕 여의도·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향하는 광역버스도 없는 상황이다.

강남 진입 수월 동남부권 성공

북부·서부권은 베드타운 전락

“GTX 등 광역교통망 개선돼야”



김포 한강신도시에 사는 A씨는 “서울 한남동으로 출퇴근하는데 왕복 꼬박 다섯 시간이 걸린다”며 “교통 외에도 제대로 된 인프라도 마련돼 있은데 이런 곳을 신도시라 부를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남기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3기 신도시 후보지와 2기 신도시 광역교통대책을 함께 내놓으면서 그나마 지하철 7호선을 양주 옥정지구에서 포천까지 연결하는 ‘도봉산포천선’ 건설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에 최근 포함됐고 파주 운정과 동탄을 잇는 GTX-A노선은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갔다. 그러나 김포, 검단신도시를 지하철 5호선 방화역과 잇는 한강선과 다산신도시와 암사역을 잇는 8호선 연장선 별내선, 지하철 3호선과 파주시를 잇는 3호선 연장선 등은 최근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2기 신도시 교통망이 확충되기도 전에 서울과의 거리가 평균 2km에 불과한 3기 신도시가 추진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VIP컨설팅팀 수석매니저는 “3기 신도시도 좋지만 큰 그림 하에서 1, 2기 신도시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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