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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업 넘어 학계로 번지는 '화웨이 포비아'

美 UC버클리, 화웨이와 공동연구 금지

중국 화웨이(華爲) 제품 배제 현상이 세계 주요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이 화웨이와의 공동연구를 금지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화웨이(華爲) 제품 배제 현상이 세계 주요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이 화웨이와의 공동연구를 금지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UC버클리는 지난달 30일부터 화웨이와 공동연구를 금지했으며, 앞으로 화웨이나 그 자회사, 관계회사 등으로부터 어떠한 재정 지원이나 기부도 받지 않기로 했다. 대학 측은 미국 법무부가 지난달 28일 화웨이와 2개 관계회사,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등을 기술 탈취와 대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것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영국 옥스퍼드대학도 화웨이가 제공하는 연구 지원이나 기부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 내 대학들에 화웨이와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압력을 넣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은 화웨이, ZTE 등으로부터 통신장비를 받은 대학에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금지한 법령이 지난해 8월 제정됨에 따라 최근 화웨이의 비디오 콘퍼런스 시스템을 대학 캠퍼스에서 철거했다. 나아가 미국 교육부는 미국 주요 대학들에 화웨이로부터 어떤 기부금을 어떤 조건으로 받았는지 조사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UC버클리는 기존에 수행해오던 화웨이와의 공동연구 프로젝트는 지속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화웨이와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가 ‘민감한 기술 비밀’과 관련 없기 때문이라고 대학 측은 밝혔다. 화웨이는 UC버클리와 인공지능 부문의 공동연구를 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삼성,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참여하고 있다. UC버클리는 화웨이가 지난 2년간 이 대학에 약 780만 달러(87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UC버클리가 같은 기간 외부에서 지원받은 연구비 총액은 13억 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이날 미국은 보안 문제를 이유로 5G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EU에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에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도 화웨이 장비에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해는 ‘백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정부 통신장비 구매 등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다.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 오랑주, 독일 도이체 텔레콤, 세계 2위 이동통신 사업자 보다폰 등 기업들도 핵심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하거나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잇달아 밝혔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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