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기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을 불러왔던 국경장벽 예산안 심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설정한 예산안의 마감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또 다시 셧다운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공화당과 민주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국경장벽 예산안 문제로 촉발된 셧다운 상황을 종료하기 위한 ‘스톱갭’(임시 준예산) 법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3주간의 운영을 재개했으며 이 예산안의 마감시한은 오는 15일이다.
상·하원 의원 17명으로 구성된 국경 장벽 예산안 협상위원회는 지난 9일 13억달러(약 1조4,100억원)~20억달러(약 2조2,400억원)의 국경장벽 예산을 포함한 예산안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했다.
그런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주말 협상에서 국경장벽 예산안보다 국경에서 억류할 수 있는 이주자 수 문제가 양측 간 첨예한 이슈가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공화·앨라배마)은 민주당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면서 협상이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셸비 의원은 “나는 지금 시점에서 협상이 중단됐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협상안을) 타결하리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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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위원회는 11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를 희망했고 지난주에도 주말 전에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회담이 교착 상태를 겪으며 타결 가능성은 낮아졌다. 백악관은 국경장벽 예산 충당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한 많은 예산을 확보한 뒤 합법적으로 다른 자금지원 방안을 찾겠다”며 “의회(합의)가 있든 없든 간에 남부 국경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엄밀히 말하면 연방정부 셧다운은 가능하다”며 “우리는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그 옵션은 대통령에게 여전히 열려있다”고 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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