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의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다 지난해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사병의 유족이 관련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숨진 사병의 친척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글에서 “(동생이) 자대 배치 6개월 만에 같은 부대 선임병과 상관으로부터 인격살인, 모욕, 언어폭력 등을 당했다”며 “하루 4∼5회의 꾸중, 이유를 알 수 없는 괴롭힘 등 지속적인 가혹 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또 “동생은 이런 행위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상급자에게 상담을 요청했지만, 상급자는 이를 묵살한 채 ‘간부가 시키는 일이면 무조건 해야 한다’며 방관했고, 사건축소와 은폐를 위해 동기들에게 거짓 진술을 회유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하나뿐인 외아들을 떠나보낸 동생의 어머니는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만큼 무너졌다”며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들을 보직해임이나 감봉 등 단순한 징계가 아닌 군법으로 엄벌해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6일에 게시된 글은 닷새가 지난 11일 현재 청원에 동의한 사람 수가 9,500명을 넘긴 상황이다.
20전투비행단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조사에 나서 사병과 같은 부대의 장교, 부사관, 사병 등 3명이 수시로 언어폭력을 하고 부서원 간 갈등을 유발한 것으로 봤다. 비행단은 그 결과 해당 사병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결론을 짓고 관련 내용을 군 검찰에 넘겼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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