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강하게 보내면서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사실상 ‘완전고용’을 달성한 노동시장 여건이 변수가 돼 연준이 긴축으로 선회할 경우 ‘블랙스완’의 출현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 쇼크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속에 현재 각국 중앙은행들은 긴축에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다. 연준 역시 나 홀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이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속에 경기둔화세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긴축 속도조절에 나섰다. 초저금리의 와중에 회사채 발행이 급증해 지난해 6조3,000억달러(금융사 제외)로 불어난 기업 부채 역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 정부 입장에서는 지난해 대규모 감세로 재정적자 리스크가 커진 점도 금리 동결이나 인하가 절실한 이유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최근 세계 성장둔화가 이어질 경우 “연준이 취할 다음 조치는 기준금리 인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과열 기미를 보이는 고용시장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연준이 긴축완화를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발표된 미국의 1월 신규 고용은 30만4,000명이 늘며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구인난이 심각해지자 미 대기업들은 인력 확보를 위해 최대 1만달러의 채용 보너스까지 제시하는 실정이다. 연준은 설립목적을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에 두고 있어 고용 증가세가 임금을 밀어 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재차 긴축으로 돌아설 수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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