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실무급 무역협상이 14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다음달 중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장소를 놓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비공식적 회담을 열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회담장소로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선호하는 반면 중국은 하이난섬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당초 2월 말 베트남에서 개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중 정상회담은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불발됐다. 이후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조만간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국서 회담 희망 왜?
美, 트럼프 리조트서 ‘안정감’
中은 ‘보아오포럼 연계’ 원해
두 정상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서 얼굴을 마주할 가능성은 커졌지만 회담 개최장소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는 것은 미중 양국이 모두 자국에서 회담을 열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회담장소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곳은 트럼프 대통령 소유로 그의 취임 직후인 지난 2017년 4월 시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했던 장소라는 점에서 심적으로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중국 측은 다음달 26∼29일 열리는 ‘보아오포럼’을 전후해 중국 남부 하이난섬에서 만날 것을 제안한 상태다. 중국 측 소식통은 “아직 예비단계라 장소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큰 대외행사로 올해 포럼에는 세계의 정재계·학계의 고위급 인사 2,000여명이 참석해 글로벌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무역전쟁을 종식할 수도 있는 막후 담판을 놓고 벌이는 협상이니만큼 중국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대외행사와 연계해 정상회담을 치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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