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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박창진 "노동·인권 존엄성 자각 계기 됐으면…"

당시 사건 담은 '플라이 백' 출간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플라이 백’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 박 사무장은 책에 대한항공 입사 때와 ‘땅콩 회항 사건’ 당시의 상황 등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사진제공=메디치미디어




“책은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이고,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듯해 책을 내게 됐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정표가 되고 알림판이 돼 사회가 조금이라도 변화하기를 바랍니다.”

지난 2014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땅콩 회항 사건’의 내부고발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전사무장은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당시 사건 등을 담은 ‘플라이 백’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에필로그의 일부를 읽어주며 책을 쓴 동기를 전했다. “혹자는 내게 약자를 위한 보호막조차 없는 사회에서 왜 굳이 이 처절하고 외롭고 질 게 뻔한 싸움에 나섰냐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적어도 나라는 한 사람은 바뀌었다’고 말한다. 또다시 그날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또 그럴 것이라고 답한다. 한 인간이 힘의 우위를 내세워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강탈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 생겼기 때문이다.”



땅콩 회항이란 2014년 12월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출입문을 닫고 이륙을 준비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멈추고 되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한 사건으로 대한항공 사주 가족의 ‘갑질’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데 시발점이 됐다.

그는 노동과 인권 등에 대해 별생각이 없던 한 개인이 노동자로서 권리와 의식을 자각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 후 노동자의 권리와 의식에 대해 자각했고 그 과정을 책에 담은 것입니다.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자각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책이 조금이나마 알림판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박 전 사무장은 땅콩 회항 사건 후 대한항공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스트레스로 머리 뒷부분에 종양이 생기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머리에 종양인 생긴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더라. 그리고 트라우마는 결코 극복하기 어렵고 평생 간다고 하는데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현재의 활동도 치유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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