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4,600개 부품업체 가운데 연구개발(R&D)에 최소 수준 이상을 투자하는 업체는 1.7%에 불과하다. 완성차 업체에 기대며 안주한 결과 기술력은 뒤떨어지고 생산성은 후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 산업의 무게중심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수소차로 급속도로 옮겨가고 있으니 생존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 산업이 발전하려면 대기업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대기업이 제아무리 수주를 많이 해오고 신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최종 완성품을 만들어내기까지 부품·협력 업체가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자동차부품 산업만 해도 많게는 7차 협력사까지 완성차 업체와 얽혀 있다. 이들이 각 단계에 필요한 기술 수준을 갖추지 못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당장 대통령까지 나서 팔을 걷어붙이는 수소차 육성도 공염불이 될 것이다.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부품기업부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공급 생태계가 살아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투자여건이 열악한 부품업체들의 R&D를 활성화하려면 세액공제 확대 등 지원책이 절실하다. 주력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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