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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규제혁파로 기업가정신 키워야

<120>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자금 투입서 미래 비전 제시로

정부의 산업정책 대전환 필요

IT융합·창업 생태계 등 조성을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미래에 도전하는 국가는 발전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국가는 추락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전 세계 최빈국이던 대한민국을 일곱 번째 30-50(3만달러 소득에 5,000만 국민) 국가의 반열로 끌어올린 역사에서 미래 먹거리 비전을 도출해봐야 할 때다.

과거와 같이 미래 먹거리가 정부의 의지만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이제 미래 먹거리는 기회 포착과 경쟁우위를 만들 핵심 역량의 결합으로 만들어진다. 즉 미래 먹거리의 주역은 기업이고 정부의 역할은 기업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규제개혁과 테스트베드 제공 같은 제도개혁에 있다. 정부가 수조 원을 투입해 특정 산업을 키우겠다는 식의 미래 산업정책 발표는 그만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자금 투입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지금 한국의 발전단계에서는 환상이다. 미래 먹거리는 기업가정신으로 촉발된다는 것이 진실이다.

그렇다고 국가가 미래 산업정책에서 손을 떼라는 것은 아니다. 주요 국가들도 기업들의 기회 포착에 도움을 주고자 미래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특정 산업을 키우겠다는 자원 투입 전략에서 미래 비전 제시로 산업정책을 대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미래 예측과 국가 핵심 역량을 검토해보기로 하자.

우선 미래 예측의 경우 숱한 미래 예측 보고서를 활용해 한국의 상황을 감안한 다양한 예측 보고서를 만들어보자. 여기에서 미래학의 본질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기술·사회의 공진화로 미래를 예측해보자. 사회의 욕망을 기술이 해결한 것이 산업 발전사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술보다 다양화된 욕망이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미래 사회의 새로운 욕망을 이해하는 데서 기회의 창이 열린다. 1~3차 산업혁명에서는 각각 생존·안정·연결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일자리의 창조적 파괴로 국부가 증대돼왔다. 이제 4차 산업혁명에서는 자기표현과 자아실현의 욕망이 창조적 파괴를 통한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자기표현의 일자리인 K뷰티·K컬처·K푸드가 한류의 물결을 타고 급성장하는 산업이 될 수 있다. 한국인의 노마드 DNA가 자기표현 욕망과 결합해 거대한 문화관광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한국의 관광 산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2% 규모에 불과하다. 이를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규모로 끌어올리면 연간 60조원의 거대한 고부가가치 산업이 창출된다. 문화 산업이 개인화된 경험의 콘텐츠 산업으로 재구성되기 위해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지도기반 서비스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과 융합해야 한다. 자신을 나타내는 크리에이터와 프리랜서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긱(Gig) 경제의 제도가 전제조건이다. 절대로 정부가 직접 육성하려는 시도는 하지 말고 구글 맵과 공공 데이터 개방 같은 관광 저해 규제는 당장 풀어야 스마트시티의 스마트관광이 가능하다.

자아실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대표적 일자리가 기업가적 창업이다. 새로운 일자리는 새로운 기업에서 창출된다. 전 세계 스타트업의 70%가 한국에 오면 불법이 되는 규제 혁파에 매진해야 한다. 그리고 자아실현은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이다. 게임을 하듯 가볍게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관건이다.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는 위험인 동시에 기회다. 일본과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의 고령화기술 선진국이 될 기회다. 평생 현역을 뒷받침할 각종 의료기술과 신체 보조기구기술들이 한국의 정보기술(IT)과 의료기술의 융합으로 산업화가 가능하다. 문제는 역시 첩첩산중의 규제들이다.

기술 측면에서는 한국의 강점인 IT·반도체·게임·바이오가 클라우드·빅데이터·AI 등과의 융합을 저해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바이오, 에지 컴퓨팅, 배터리 등 아직도 우리에게 기회의 문들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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