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27~28일 열리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양자간 불가침선언과 평화선언 채택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제보장을 통해 비핵화 양보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5일 일본 교도통신은 복수의 미·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핵미사일 프로그램 신고 등에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어서 2주일 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합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은 미국이 애초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검토했지만, 한국이나 무역 전쟁을 벌이는 중국 등 전쟁 당사국의 동의를 받는 조정이 단기간에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6~8일 평양에서 실무회담을 마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측과 협의한 내용을 일본과 한국 정부에도 전달했다. 미국은 내주에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특별대표와 다시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불가침선언의 채택 여부가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그동안 북·미 협상에서는 비핵화 조치의 선행을 요구하는 미국 측과 체제보장 및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교착 상태가 계속됐다. 미정부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실무회담에서는 불가침선언과 평화선언에 합의하는 전제조건으로 핵무기 원료를 제조해온 영변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 수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평화협정 등 법적 구속력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미 의회에서 승인될 공산이 낮아 미국은 소극적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작년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검증 수용과 동창리 미사일 시설의 공개 폐기를 약속한 바 있다. 미국은 이런 약속의 이행이 보장되면 남북경협에 국한된 제재 완화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수도 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