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역대급’으로 올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부동산 공시가격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공시가격 인상률이 전년도 대비 3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시하는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 단독주택 및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전년도 대비 130%를 초과할 수 없다는 조항을 새로 담았다. 즉 전년 대비 30%라는 공시가 인상 상한선을 법에 규정한 것이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의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산정, 복지급여 수급 자격 결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면서 “공시가격을 한 번에 크게 올리면 조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고 복지급여 수급 자격을 상실하는 부작용이 있어 이번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방자치단체 실무자 등과 논의해본 결과 공시가격 인상 제한을 재산세 상한선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재산세는 공시가격별로 전년 납부액의 105~130%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앞서 국토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하면서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지 공시지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에 올해 서울의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지 공시지가는 각각 17.75%와 13.87% 올라 수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권 등의 개별 부동산 사례들을 보면 공시가가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르는 등 급등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공시가 상한선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설명도 있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은 그간 공평하지 못했던 조세 제도를 바로잡는 과정”이라면서 “올해 급격하게 오른 것은 분명 맞지만 이를 거꾸로 보면 그동안 세제 혜택을 그만큼 많이 봤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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