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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저임금·주52시간 폭주 멈추고 시장에 맡겨라"

한국경제가 장기침체 위기에 직면했다는 경제학자들의 경고가 등장했다. 서울경제신문이 15일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한 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절반에 가까운 46.3%가 “한국경제가 당분간 L자형 장기침체를 경험할 것”이라고 답했다.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은 10명 중 8명이 넘었고 38.8%는 2% 초반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2%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19%에 육박했다. 경기전망이 이토록 어두우니 고용전망이 좋을 리 없다. 응답자의 77.5%가 올해 고용목표 달성에 부정적 답변을 한 것은 당연하다.

경제학자들만이 아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와 수출이 조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안팎의 난관에 부딪쳤다는 의미다. 앞으로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3%대 성장전망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한국은행은 2.6%로 낮췄고 해외 투자은행(IB)이나 신용평가기관 가운데는 2.3%를 점친 곳도 있다.

상황이 어렵다면 정부가 발 벗고 나서야 마땅하나 현실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을 하겠다고 최저임금을 2년 새 29%나 올렸고 저녁 있는 삶을 주겠다며 주 52시간 근무를 강행했다. 기업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기업과 자영업자의 목을 죄니 설비투자와 실업률이 9년 만에 최악이 되고 일용직과 시간제 일자리로 생계를 꾸리던 취약계층은 고용시장에서 쫓겨나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설익은 정책이 성장과 분배를 모두 앗아갔다.



한국경제가 직면한 난관의 시작이 정책실패라면 해법은 실패를 바로잡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현실과 따로 노는 노동·기업정책의 폭주를 멈추는 것은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물가상승률을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던 최저임금을 경기상황에 맞춰 적용하고 기업이 현장 사정에 맞게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탄력근로와 선택근로제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시장과 기업이야말로 한국경제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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