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사립유치원부터 적용되는 사립유치원용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이 18일 공개됐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사립유치원용 에듀파인 시연회를 열고 사립유치원에 맞게 일부 기능을 개선한 에듀파인을 선보였다.
그동안 많은 사립유치원이 국가 지원금과 학부모가 내는 부담금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회계로 관리해왔다. 이 때문에 현장체험 학습비나 졸업앨범비 등 학부모 부담 경비를 국가에서 받는 누리과정 지원금과 같은 회계에 집어넣고는, 현장체험 혹은 앨범 비용을 학부모들에게 걷은 돈보다 저렴하게 처리해 차익을 챙기는 식의 회계 비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정부 지원금·수익자(학부모) 부담금 등 재원 종류마다 개별적인 세출 예산을 편성해 수입·지출을 관리해야 한다. 예산을 쓸 때는 거래업체의 업체명·사업자등록번호 등을 먼저 에듀파인에 입력하고 지출을 입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유치원 원장이 물품 구입비를 정당하게 회계 집행하지 않고 자기 호주머니로 빼돌리는 비리를 방지할 수 있다. 교육부는 “에듀파인이 적용되면 사립유치원의 모든 수입·지출 이력이 투명하게 관리돼 이런 회계 비리가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초·중·고등학교와 국공립 유치원이 사용하는 에듀파인에는 12개 메뉴가 있지만, 사립유치원용 에듀파인은 사업현황·예산관리·수입관리·지출관리·예산결산 등 회계에 필수적인 기능 5개만 메뉴에 포함됐다. 또한 예산 편성 때는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처럼 엑셀 파일만 올리면 에듀파인에 자동 입력되도록 했다. 이는 대부분 전문인력 없이 원장이 회계관리를 도맡는 사립유치원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이밖에 회계 사고로 의심되는 입력이 있으면 경고 알람 등을 제공하는 ‘클린재정’ 기능 등도 포함시켰다.
에듀파인은 지난해 10월 공시 기준으로 원아 200명 이상인 대형유치원 581곳에 다음 달 1일부터 의무 적용된다. 대형유치원이 아니지만 올해 에듀파인을 쓰겠다고 신청한 유치원은 이달 15일까지 105곳이었다. 교육부는 의무적용 대상 중 몇 곳이 에듀파인 사용을 신청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 예산편성 일정을 고려해 19일부터 예산편성 기능만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통한다. 수입·지출 기능은 오는 3월 1일, 결산·클린재정 기능은 오는 4월에 단계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교육부는 회계 전문성을 가진 교육청 인력이나 초·중등 에듀파인 강사로 이뤄진 대표강사 134명을 구성해 시·도 교육청에서 사립유치원 회계담당자 교육을 시작했다. 원장을 대상으로 별도 교육과 사용 설명서를 제공하고 교육청·교육지원청은 에듀파인 전문 지원단도 꾸려 상담 등을 상시 지원할 계획이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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