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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홀로코스트’ 갈등에 이스라엘에 대표단 파견 취소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왼쪽)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EPA연합뉴스




폴란드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관련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스라엘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등 양국의 관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은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예루살렘에서 열릴 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외무장관의 발언은 인종차별적이고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 차푸토비치 외무장관이 (예루살렘) 회의에 참석하러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자신의 예루살렘 방문 계획을 취소한 데 이어 야체크 차푸토비치 외무장관까지 파견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애초 18∼19일 예루살렘에서 비셰그라드(폴란드·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4개국)와 이스라엘의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폴란드 총리의 불참 선언으로 5개국 정상의 만남이 불발됐고 이스라엘 총리는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의 정상들과 각각 양자회담을 열기로 했다.

카츠 외무장관 대행은 18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폴란드인들은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 학살에 참여했다”며 “폴란드는 유대인들의 가장 큰 묘지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4일 미국 주도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중동문제 콘퍼런스 참석 중 이스라엘 언론에 “폴란드인들이 나치에 협력했다”고 밝혔다.

일부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폴란드인들’(Poles)이 아니라 ‘폴란드 국민’(The Poles)을 언급한 것으로 보도해 논란을 일으켰다.

‘폴란드인들’이라는 표현은 일부 폴란드인이 유대인 학살에 참여했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폴란드 국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폴란드 국민 전체에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이에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해당 언론사가 총리의 발언을 잘못 인용한 것으로 정정기사가 나갔다고 해명했지만 양국의 관계는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폴란드와 이스라엘은 폴란드가 지난해 제정한 ‘나치 부역 부정법’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폴란드 정부는 유대인 학살에 폴란드가 관여했다고 비난하면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나치 부역 부정법을 제정했으나, 이스라엘과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징역형 조항을 삭제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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