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무인탐사선을 착륙시킨 중국이 이번에는 우주에 첫 태양광발전소를 세운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중국은 우주 태양광 에너지 개발 부문에서 후발주자이지만 최근 우주 탐사 성공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이 분야에서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쥐겠다며 ‘우주 굴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리밍 중국우주기술연구원(CAST) 수석부원장이 최근 중국 과기일보를 통해 “중국이 실용적인 우주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최초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CAST 구상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1~2025년 성층권에 시험용 발전소를 세워 검증을 거친 후 2030년 지구에서 3만6,000㎞ 떨어진 궤도에 1㎿짜리(4인 가구 기준 약 370세대 동시 사용량) 발전소를 쏘아 올릴 계획이다. 2050년에는 발전소 능력을 1GW급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충칭시에서는 실험기지 건설작업을 시작했다.
우주 태양광발전은 우주의 태양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해 지구로 보내는 기술이다. 이 발전소는 날씨와 관계없이 24시간 내내 노출 태양광의 99% 이상을 축적할 수 있다. 지상 태양광발전소의 하루 평균 태양광 축적률이 30% 정도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혁신적이다. 우주 태양광발전이 실용화되면 지상에 있는 수억명이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분야는 1968년 미국 과학자인 피터 글레이저가 처음 우주 태양광발전 개념을 구상했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970년대 이 개념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2009년 미쓰비시전기·샤프 등 민간기업과 무인우주실험시스템 연구개발기구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2030년까지 1GW급 태양광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이 일찌감치 우주 태양광발전소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발전소 운송 등 기술적 문제 때문에 아직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반면 CAST는 이 문제를 3차원(3D) 프린팅으로 해결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현지에서 3D 프린터로 구성품을 만든 뒤 로봇이 조립하면 100톤에 달하는 발전소를 지상에서 쏘아 올리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개발비인 80억달러를 매년 투자해 우주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의 우주 굴기가 무서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지난달 3일에는 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착륙하는 과업을 달성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은 창어 4호가 착륙한 장소의 이름을 ‘스타치오 톈허’로 명명하는 등 달 뒷면 5곳에 중국식 이름을 붙이며 우주 굴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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