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발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홍영표 원내대표는 황 전 국무총리의 발언이 자기부정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이 또 다시 퇴행적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당이 앞서 5·18 망언으로 민주주의 가치에 도전하더니 어제는 앞다퉈 탄핵이 잘못됐다고 한다”며 “탄핵은 우리 국민이 이뤄낸 위대한 민주주의의 승리고, 헌법 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 결정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황 전 총리가 당시에 담화문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다가 이제 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자기 부정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덧붙였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탄핵 과정과 그 과정에 녹은 국민의 의사를 깡그리 무시한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탄핵된 대통령의 권한 대행으로 계셨던 분이 이런 발언을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며 “한국당은 정치 혐오를 야기하는 막말 퍼레이드식 전당대회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황 전 총리의 발언이 친박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황 전 총리가 탄핵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정당성을 부정한 건 아니라고 했다”며 “발언 안에 상호 모순, 충돌되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과연 제1야당의 대표를 하겠다는 분의 역사 인식과 공인 의식인지 분명히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일갈했다. 특히 그는 “(황 전 총리가) 굉장히 복잡한 심사에 빠진 것 같다”며 “이른바 친박 표도 구해야 할 것 같고 탄핵 정당성을 완전히 부정하겠다고는 못하겠으니 자락을 깔아놓은 건데 굉장히 당당하지 못한 자세”라고 꼬집었다.
앞서 황 전 총리는 전날 TV조선 주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는 질문에 오엑스(O·X)로 답변하는 과정에서 ‘아니다’(X)라고 답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게 있는지 입증되지 않았다”라며 “탄핵이 타당했던 것인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형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객관적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탄핵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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