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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우상’ 한석규X설경구X천우희가 품은 참혹한 진실 “징그럽게 찍은 영화”

개인이 이루고 싶은 꿈이나 신념, 또 그것이 맹목적으로 바뀌었을 때 ‘우상’을 좇게 된다고 말한다. 각자의 우상을 좇는 세 사람의 바보 같은 결정 그리고 어리석은 선택을 담은 영화 ‘우상’이 오는 3월 개봉한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만남과 ‘한공주’를 연출한 이수진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소식만으로 기대감을 키운다. 과연 세 배우가 알려 줄 ‘참혹한 진실’은 어떤 것일까.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및 이수진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이 2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우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문숙 기자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 됐다.

영화 제목인 ‘우상’은 개인이 이루고 싶은 꿈이나 신념, 또 그것이 맹목적으로 바뀌었을 때를 뜻한다. 이수진 연출은 “한 개인이 이루고 싶은 목적과 신념이 맹목적으로 바뀌는 순간도 우상이라고 생각한다.” 며 “ ‘우상’은 우상을 좇는 사람, 본인이 좇는 것이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 우상조차 갖지 못한 사람과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이야기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감독은 지금 해야되는 이야기임을 밝혔다. 그는 “13년 전부터 시나리오를 품고 있었다. ‘한공주’를 쓰기 전부터 잡고 있었는데, 잘 안 풀려서 ‘한공주’ 이후에 다시 작업하게 됐다. 주제가 많이 무거웠는데도, 자꾸 손이 그 쪽으로 가더라”라고 집필 과정에 대해 털어놨다. 이어 “‘한국 사회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의 시작점이 어디일까’에 관해 고민하던 차에 이야기를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한석규는 정치 인생 최악 위기에 몰린 도의원 역을 맡았다. 한석규는 “제가 전에 ‘쇠가 본디 쇠였는데 남은 건 녹뿐이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구명회라는 인물이 이렇다”며 “쇠가 어떤 과정을 거치면 명검이 될 수 있지만 흉물스러운 녹 덩어리로 남는 인물이자 나쁜 인물이다”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설경구는 아들을 사고로 잃게 되고 이 사고를 파헤치는 유중식을 연기했다. 그는 유중식이 가장 평범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유중식은 장애를 가진 아들과 가장 평범하게 살던 인물이다. 특별하진 않아도 둘 만의 재미로 살던 평범한 인물인데, 그 와중에 사고로 아들을 잃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하는 찰나가 생긴다. 그것을 좇고 좇다가 그것마저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인물이다”고 덧붙였다. 추가로 중식이라는 이름이 재밌어서 ‘점심’을 뜻하냐고 감독님께 물어봤는데 ‘맞다’고 하더라”면서 “허겁지겁 급하고, 여유 없이 먹어야 하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배우 한석규, 설경구가 2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우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수진 감독이 2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우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배우 천우희가 2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우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천우희는 연출을 맡은 이수진 감독과 ‘한공주’(2013) 이후 재회했다. 그는 사고의 진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련화’를 맡았다. 그는 “감독님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선택하게 됐다. 겁은 많이 났었다. 대본을 보자마자 그랬다. 남녀 통틀어 전무후무한 캐릭터 같다.”며 작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전했다.

이어 천우희는 “극 중 련화라는 캐릭터는 우상조차 가질 수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하게 살고자 하지만 그것조차 어려운, 그래서 더 극단적일 수 있는 인물인 것 같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곡성’에 이어 또 한번 미스터리한 인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천우희는 “내가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이미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곡성’의 캐릭터는 또 다른 결의 인물”이라며 “련화 캐릭터가 비밀에 쌓여있기는 하지만 외부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고 생존에 관한 본능에 충실한 캐릭터다.”고 소견을 전했다.

또 “한석규, 설경구와 호흡은 한국을 대표하는 두 연기신들과 함께라 영광이었다. 만들어지는것만으로도 역대급이라 생각했다”라고 선배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을 내보였다. 이에 이수진 감독은 “천우희 역시 두 배우에 절대 밀리지 않고 잘해냈다”며 신뢰감을 내보였다.

이수진 감독은 세 배우를 각각 ‘침’(한석규), ‘복서’(설경구), 보석(천우희)으로 칭했다. 세 배우 모두 이 감독에게 많은 영감을 준 배우로 각인됐다.

이 감독은 “한석규는 전체를 본다. 어느 땐 제작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 좋은 에너지를 주신다. ‘침’ 처럼 어느 순간 들어와 있는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경구는 촬영을 오기 전부터 이미 준비가 된 채로 온다. 대단하다. 기교나 기술을 부리지 않는 분이시다. 걸음걸이나 작은 것 하나를 하다라도 모든 걸 진짜로 하시는 분이다“고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천우희는 ‘한공주’ 가 끝나고 5년이란 시간동안 이 배우가 어마 어마하게 성장했구나란 걸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련화라는 인물은 천우희 말곤 떠올릴수가 없다”라며 ‘보석’ 같은 배우에게 극찬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설경구는 “‘우상’이라는 영화는 특히 징그럽게 찍은 영화다. 온갖 정성을 다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세 배우가 맹목적으로 따르는 신념과 꿈, 즉 우상은 바로 ‘연기’였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연기’ 하나만을 보고 달려온 영화 ‘우상’은 오는 3월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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