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이 미국 때문에 WTO의 중대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면서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제베두 총장은 21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유럽연합(EU) 통상 장관들과 만찬 회동을 하기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WTO 상소 기구의 기능이 현저히 둔화하다가 “결국에는 마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WTO가 제역할을 못 한다는 무용론 주장과 함께 탈퇴까지 위협하면서 WTO의 분쟁 해결 상소 기구 위원들의 신규 임명을 차단하고 있다.
상소 기구 위원 7명 가운데 3명만 남아 있고 그중 2명의 임기가 끝나는 연말까지 미국의 보이콧이 계속되면 상소 기구의 기능은 마비된다. 이런 상황은 WTO 24년 역사상 최대 위기로 지목되고 있다. EU는 지난해 말 WTO 개선안을 내놓았고 중국, 인도, 캐나다, 호주 등 많은 나라가 이를 지지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아제베두 총장은 미국이 WTO에 대해 제기한 우려를 회원국들이 분명히 알고 있고 일부 우려는 회원국들이 공유하는 것이라면서도 “분명하지 않은 것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터널 끝에 빛이 보인다고 말할 만한 신호를 전혀 찾을 수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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