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남북협력기금 사용 시 국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함으로써 기금의 투명성을 높이는 취지의 법안 개정을 당론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나경원(사진) 한국당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며 “이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기금 사용에 대해 국회가 제한하고 견제할 수 있게끔 해 대북 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 공감대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경협을 떠맡을 각오가 됐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하며 당 차원에서 남북 경협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앞서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가 2019년도 남북협력기금을 편성하며 그 중 46% 이상을 비공개로 편성하면서 그 이유조차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국회 예산 심사과정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는데 비공개 이유에 대해 ‘대북협상력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는 국회의 예산안 심의 권한과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남북협력사업 추진에 있어서 단년 300억 원 이상,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국회에 사전 보고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정상회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홍 원내대표는 제가 쫓아다녀도 만나주지 않는다”며 “어제는 세종시에 간다더니 오전에 국회 건강관리실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만났다는 제보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본인 임기 중에 국정조사나 특거믈 절대 받지 않겠다고 하니 국회를 열겠다는 건지 닫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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