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 26일 나란히 입성해 담판을 준비할 전망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오는 27∼28일 열린다.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는 지난 23일 오후 5시(현지시간) 평양을 출발해 현재 중국 대륙을 종단해 베트남을 향해 남하하는 중이다. 이 열차는 25일 오전 7시께(현지시간) 중국 우한을 통과해 26일 오전 베트남의 중국 접경지역인 랑선성 동당역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당국은 현지시간으로 25일 오후 7시부터 26일 오후 2시까지 국도 1호선 랑선성 동당시∼하노이 170㎞ 구간에 대해 10t 이상 트럭과 9인승 이상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특히 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모든 차량의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김 위원장이 26일 오전 특별열차로 동당역에 도착한 뒤 승용차로 하노이에 입성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도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내일(25일) 일찍 베트남 하노이로 떠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시각으로 26일 오후에 도착할 전망이다.
양 정상은 2차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비롯한 비핵화 조치와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등 상응조치에 대한 담판에 나선다. 이들은 이르면 27일 만찬 행사부터 함께 하는 등 28일까지 수 차례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지난 21일부터 하노이에서 진행하고 있는 ‘의제’ 관련 실무협상도 일부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북미 양측이 밀도 있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면서 “작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 때보다는 훨씬 진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실무협상을 거듭하면서 이견이 좁혀지고 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하노이 선언’에 영변 핵시설 폐기 등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담기지 않겠냐는 기대감 섞인 관측도 나온다.
양 정상의 하노이 입성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정상회담에 사용될 것으로 예측되는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도 크게 강화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김혁철 대표 등 북측 관계자들이 묵고 있는 하노이 시내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에서 베트남 군 당국의 폭발물 및 화학물질 탐지 작업이 이뤄졌다. 소파를 뒤집어 바닥을 살피고, 찻잔이나 유리병의 표면까지 꼼꼼히 확인하며 철저한 보안 확보에 나선 것이다. 현재 김 위원장의 숙소로 가장 유력한 곳은 멜리아 호텔이지만, 영빈관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 영빈관은 김 위원장 숙소가 아니더라도 정상회담장 등으로 쓰일 가능성도 높다.
이날 멜리아 호텔에서도 보안 관련 긴장이 고조된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오는 26일부터∼3월 2일까지는 로비의 식당과 1층 바만 이용이 가능하고, 호텔 고층 라운지 바 등은 전면 폐쇄돼 일반 투숙객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호텔 관계자는 “보안 문제로 지금 다들 신경이 곤두서 있다”면서 “내일은 보안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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