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 330.4야드(공동 12위), 페어웨이 안착률은 60.7%(공동 25위), 그린 적중률 1위(80.56%)에다 퍼트 능력 지수 1위….
더스틴 존슨(35·미국)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총상금 1,025만달러)에서 나흘간 남긴 기록이다. 이쯤 되면 누구도 꺾기 어려운 ‘언비터블(unbeatable)급’ 경기력이라 할 만하다.
10년 이상 강자로 군림해온 존슨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0승째를 특급 대회 트로피로 장식하며 강력한 지배자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켰다. 존슨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차풀테펙GC(파71·7,34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했다.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16언더파)를 5타 차로 제친 그는 지난해 7월 캐나다 오픈 이후 7개월 만에 PGA 투어 대회에서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WGC 시리즈는 미국·유럽·아시아 등 세계 6대 투어 공동 주관으로 연간 4개 대회가 열리며 상금과 권위에서 4대 메이저에 버금가는 빅매치다.
이날 우승으로 존슨은 PGA 투어 통산 20승 고지에 오른 역대 38째 선수가 됐다. 그레그 노먼(호주), 헤일 어윈, 더그 샌더스(이상 미국) 등 왕년의 스타들과 동률이다. 20승을 채우면서 PGA 투어 평생 출전 자격도 받았다. WGC 시리즈에서는 통산 6승을 거둬 18승의 타이거 우즈(44·미국)에 이어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약점을 찾기 어려운 존슨은 프로에 입문한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12년 동안 한 해도 우승을 거르지 않는 꾸준함을 이어갔다. 또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2위로 한 계단 오른 그는 3월4일자 랭킹에서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이날 매킬로이에 4타 앞선 선두로 출발한 존슨은 3번홀(파3) 보기가 유일한 고비였을 정도로 순항했다. 2번홀(파4)에서 매킬로이가 버디를 잡은 상황에서 3번홀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탓에 2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매킬로이가 4번홀에서 1타를 잃고 6번홀(파5)에서 존슨이 버디, 매킬로이가 보기를 적어내 5타 차로 벌어지면서 승부의 추는 다시 존슨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후반 들어서는 매킬로이가 버디 6개(보기 1개)를 몰아치며 반격에 나섰지만 존슨 역시 버디 5개로 맞받아 5타 차 완승을 차지했다. 2017년과 캐딜락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2015년을 포함해 이 대회에 세 번째로 정상에 오른 존슨은 상금 174만5,000달러(약 19억6,000만원)와 함께 자신감을 수확했다. 그는 “20승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내가 35세 전에 이뤘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힌 뒤 “올해 확신을 선물한 큰 우승이며 지금 경기력이 최고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날 4타를 줄인 매킬로이는 워낙 좋은 경기를 펼친 존슨을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최근 4개 대회 연속으로 5위 이내에 들며 강세를 이어갔다. 통산 80승의 ‘골프황제’ 우즈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1월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 공동 20위, 지난주 제네시스 오픈 공동 15위를 기록했던 그는 이번 시즌 세 번째 출전에서 첫 톱10 입상에 성공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 샷 정확도 공동 2위(73.21%)에 올랐으나 퍼트 부문에서 38위에 그쳤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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