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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라이벌 벤츠·BMW도 손잡는데 우린 뭐하나

세계 자동차 업계의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손을 잡았다. 최근 하랄트 크루거 BMW 최고경영자(CEO)와 벤츠 모회사 다임러의 디터 체체 CEO가 기자회견을 열어 차량공유사업 협업 계획을 밝혔다. 10억유로(약 1조2,700억원)를 공동 투자해 차량공유 서비스 분야 등에서 협력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벌써 합작사 설립을 구체화할 정도로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가 의기투합한 것은 차량공유의 선두주자인 우버·구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우버 등을 지금 견제하지 못하면 신성장사업인 차량공유에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자칫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마저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오랜 숙적인 벤츠·BMW가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얘기다. 지금 우버와 구글의 알파벳, 중국 디디추싱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IT를 자동차 산업에 접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모델이 완성차 생산·판매에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플랫폼 산업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소비자 의식도 구매·소유에서 공유로 바뀌는 추세다.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생존을 장담하기 힘든 세상이 됐다. 벤츠·BMW만이 아니라 도요타가 소프트뱅크와 연합해 차량공유 시장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분주히 합종연횡하는 이유다. 미국 GM은 이미 2016년 자체 차량공유 업체 메이븐을 설립하고 우버의 경쟁사인 리프트에 5억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이렇게 글로벌 기업들은 차량공유 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우리 업체들은 우물 안 개구리 신세니 답답하다.



규제와 이익단체의 반대에 막혀 꼼짝도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2017년 국내 카풀 스타트업 지분을 사들였다가 6개월 만에 매각했을 정도다. 정부는 기업들이 왜 국내를 떠나 해외의 차량공유 사업에 눈을 돌리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더 이상 이익단체의 눈치를 보지 말고 급변하는 자동차산업의 흐름에 맞게 법·제도를 전향적으로 개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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