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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정가람, “꾸준히 보고 배우고... 느끼는 배우 되고 파”

‘기묘한 가족’서 피보다 케첩을 좋아하는 좀비 ‘쫑비’역

충무로의 떠오르는 신예 정가람 인터뷰

“꾸준히 달려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계속해서 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또 느낄 수 있었음 해요.”

‘4등’에서 천재 수영선수로 강렬한 첫인상을, ‘독전’에서 강력반 팀의 막내로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선보인 배우 정가람. 그는 “뭐든지 부딪쳐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럴까. 그는 영화 속 가장 독특한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최초의, 피보다 케첩을 좋아하는 좀비 ‘쫑비’ 로 관객과 만났다.

영화 ’기묘한 가족’ 속 ‘쫑비’는 ‘휴먼 바이오’ 실험실에서 탄생한 최초의 좀비로, 좀비 자체를 모르는 시골 마을에 떨어져 체면을 구기고 마는 코믹 캐릭터. 정가람은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모두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던 와중에, 이런 역할이 들어왔다. 대본을 읽으면서도, 현장에 가서 연기를 하면서도 너무 재미있었고 즐거웠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배우 정가람/사진=양문숙 기자




배우 정가람/사진=양문숙 기자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분명 좀비물이라 들었는데 어떻게 진행될까 예측도 안 될 만큼 재밌었다. ‘이게 뭐지?’ 싶기도 하고 계속 보게 되더라. ‘부산행’을 비롯해 온갖 좀비 영화는 다 봤는데도 레퍼런스로 참고할 만한 작품이 없다 보니 ‘한번 만들어보자’는 심정으로 연기했다. 그만큼 도전이었다.”

한가로운 농촌 마을에 나타난 좀비를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가족 이야기가 그려내는 코미디는 묘한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그 중에서도 피보다 케첩과 양배추를 좋아하는 채식주의자 좀비로 변신한 정가람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역대급 좀비 캐릭터로 눈길을 끈다. 그는 촬영 전 3개월간 좀비의 움직임에 대한 사전 연구와 특급 트레이닝을 거친 것은 물론, 프로덕션 기간에는 셀 수 없는 양의 양배추를 먹어야 하는 고충을 겪어야 했다. 실제로 정가람이 가장 고민 됐던 부분은 좀비의 감정을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 부분.

“진짜 이렇게 호흡이 긴 작품을 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기존에 없었던 캐릭터의 감정을 채워서 자연스럽게 보여줘야 한다는 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좀비영화라고 하면 좀비에서 좀비로 끝날텐데 그렇게 단순화 시킬 수 없었다. 저희 영화는 좀비에서 인간으로 변하는 과정까지 코미디가 가미된다. 그 속에서 좀 더 빈틈없이 연기 해야했다.”

좀비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움직임 연기’에 대한 고민은 그렇게 깊어갔다. 그는 마임 연기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선생님께 배우며 걷는 자세부터 뛰는 것까지 교정을 봤다고 했다.

“일반적인 좀비는 관절이 꺾이면서 달려오는 무서움이 있는데 처음부터 쫑비는 그런 좀비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했다. 게다가 쫑비와 해걸(이수경)의 감정 교류를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아무런 리액션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드라마가 전개돼야 했으니까. 완전히 알아듣는 것처럼 보이지도 말아야 했고, 그렇다고 아무런 이해도 못한다고 보여서도 안 됐다.”



코미디 현장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의 분위기를 경험한 정가람. 그는 “박인환을 비롯해 정재영, 엄지원, 김남길 선배님들이 너무 좋고, 재미있었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어 “그분들과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 현장은 재미있고 즐거웠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연기자라고 하면, 연기는 일단 잘 해야겠지만, 그 이상으로 해야 할 것들이 많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걸 경험했다. 영화 한편이 개봉하는 게 어려운 일 아닌가. 거기에 책임을 지는 게 알면 알수록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진 재미있다.”





배우 정가람/사진=양문숙 기자


정가람은 여전히 ‘산소 같은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산소’처럼, 작품 안에서 꼭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은 바람이 담겼다.

“‘산소 같은 배우에 대한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직도 너무 멀었다. 감히 제 연기를 보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나중에 혼자서 제대로 감상할 계획이다. ’기묘한 가족‘은 다른 선배님들 연기를 보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20대 초반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함이 컸다면 지금은 꾸준히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금은 배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할 때라고 생각한다. 좀 더 갈고 닦아야겠지만, 하면 할수록 에너지가 넘치는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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