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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노동당 "브렉시트 제2국민투표 추진"

합의안 투표 시간끌기에

코빈 대표 입장 선회한 듯

메이 "정부 합의안 부결시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 투표"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블룸버그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행 방안이 의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제2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지금까지 당내 요구에도 불구하고 제2 국민투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여온 제러미 코빈 대표가 지지 입장으로 선회한 데는 최근 소속 의원들의 잇따른 이탈로 당 지지도가 하락하는 데 따른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당이 제2 국민투표를 공식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공식 발표하면서 향후 브렉시트의 향방은 중대한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코빈 대표는 이날 “오는 27일 하원에서 노동당의 브렉시트 이행 제안이 부결될 경우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의 이행안에는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유럽연합(EU) 관세 동맹 잔류 △EU 단일 시장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 △노동자 권리 및 보호 기준 강화 △EU 기관과 기금 참여 의사 명확화 △중요 공유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영국의 접근권을 포함한 구체적 안보 합의 등이 담겼다.

코빈 대표 등 노동당 지도부는 영국의 EU 잔류보다는 EU와의 관세동맹·단일시장권을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하며 재투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제2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소속 의원들의 탈당이 줄을 잇고 전날 메이 총리가 또다시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승인 투표 일자를 3월12일로 연기하며 자신이 추진하는 합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시간 끌기에 나서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 연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메이 총리는 26일 하원 연설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다음달 의회에서 또다시 부결될 경우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해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노 딜 옵션도 거부될 경우 브렉시트 예정일을 미루는 방안에 대해 투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브렉시트 시점 연기는 단 한 번, 6월 말을 넘기지 않는 제한된 짧은 기간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브렉시트 연기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단호하게 거부해왔던 만큼 메이 총리의 입장 변화는 브렉시트 위기의 가장 큰 전환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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