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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효과...비만대사수술 3~8배↑

BMI 30 이상 상당수 20% 본인부담에

분당서울대·강남차병원 등 '환자 대기'

70~80% 당뇨 개선·30~45% 완치 효과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몇몇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수술건수가 지난해보다 3~8배 안팎 늘어나는 등 ‘건보 효과’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139건(월평균 11.6건)의 비만대사수술을 한 한상문 강남차병원 교수팀은 올해 1월에만 3배 이상 늘어난 40건을 수술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박도중·박영석 교수팀도 지난해 1~2월에는 7건의 수술을 했지만 올 들어 64건으로 급증했다. 건보 적용으로 본인부담 수술비가 1,000만원가량에서 200만원 수준으로 줄고 수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본인부담 200만원 수준으로 ↓…수술 ‘고수’들 5월 LHK병원 개원

비만대사수술을 많이 해온 3개 대학병원 교수들은 자신들의 이니셜을 딴 LHK병원을 오는 5월 서울 강남권에 개원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비만대사수술 등을 해온 박도중 교수를 3월부터 본원으로 인사발령했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관상동맥질환 등 대사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유방암·대장암·간암·담도암·위암·췌장암·신장암·자궁내막암·전립선암 등의 위험 증가와 관계가 있다. 고도비만인 경우 식이·운동요법 또는 약물로 체중을 줄이거나 감량한 체중을 오래 유지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반면 비만대사수술은 체중을 줄일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에서 2형 당뇨병 환자의 50%, 초기 환자는 80%가량이 약물투여 없이 정상혈당을 유지하는 완치 효과를 보였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개선 효과도 70~100%에 이른다. 수술의 주된 목적이 체중감량이면 비만수술, 조절이 안 되는 당뇨병 호전이면 대사수술이라고도 하는데 수술방법은 같다. 박영석 교수는 “수술의 목적이 둘 다인 환자가 50%, 체중감량이 35%, 당뇨병 호전이 15%가량 된다”고 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비만대사수술은 위의 왼쪽 부분을 소매 또는 바나나 모양으로 잘라내 크기를 줄이거나(위소매절제술) 식도와 가까운 위의 위쪽 부분을 십이지장 아래 1~2m 지점의 소장과 연결(루와이 위우회술)해 당뇨병을 치료하고 체중도 줄이는 복강경 대사수술이 대표적이다. 둘 다 음식물 섭취량과 영양분 흡수를 제한해 혈당을 유지하는 장 호르몬 등의 변화를 유도, 혈당 관리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음식물 섭취량·영양분 흡수 줄여…체중감량·혈당조절에 도움

위소매절제술은 음식을 먹었을 때 잘 늘어나는 위 부위인 대만곡과 상단부를 잘라내 식사량을 제한한다. 김종원 중앙대병원 교수는 “식탐호르몬(Ghrelin)을 분비하는 위 기저부가 사라져 식욕감퇴, 조기 포만감으로 체중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고형 음식물에 대한 위 배출 시간이 빨라져 당뇨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루와이 위우회술은 식도와 가까운 위 상부를 십이지장 아래 1~2m 지점의 소장과 연결한다. 음식물의 소화와 영양분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 소장의 앞쪽 1~2m를 이루는 십이지장(성인 약 25㎝)과 빈창자(공장·空腸) 앞부분은 원래의 역할을 상당 부분 잃은 채 위산과 소화액을 위 상부와 연결된 소장에 흘려주는 역할만 한다. 섭취 제한과 흡수 억제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다. 음식물에 든 칼슘·철분을 흡수하는 십이지장 등을 경유하지 않기 때문에 칼슘·철분·종합비타민제의 지속적인 섭취가 필요하다.

건강보험 적용대상과 본임부담률은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35(키 170㎝면 101㎏) 이상 고도비만이면 20% △BMI 30(키 170㎝면 87㎏) 이상~35 미만이면서 2형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비알코올성 지방간·심근병증·수면무호흡증·천식·다낭성난소증후군이나 관상동맥·관절질환 등 비만관련 합병증이 1개라도 있으면 20% △BMI 27.5(키 170㎝면 체중 79.5㎏) 이상~30 미만이지만 내과적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당조절이 안 되면 80%다. 대상자는 45만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위 일부를 잘라내거나 위·십이지장 등의 기능을 상당 부분 제한하는 수술이어서 얼마나 선택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비만도 높을수록, 당뇨병 앓은 기간 짧을수록 효과 좋아”

박도중 교수는 “고도비만인 당뇨병 환자는 BMI가 상대적으로 낮은 당뇨병 환자보다 대사수술의 효과가 좋은 것 같다”며 “특히 당뇨병을 오래 앓지 않았을수록 수술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사수술을 받은 당뇨병 환자 10명 중 8~9명은 상태가 호전되고 완치율도 루와이 위우회술은 45%, 위소매절제술은 30%쯤 된다”며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이 늦게나마 효과가 상당히 좋은 대사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한상문 교수는 “당뇨는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잘 안 되거나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생기는데 BMI 27.5~32.5 그룹에서는 인슐린 분비 문제가 주된 요인이어서 루와이 위우회술이, BMI가 높은 쪽에서는 두 가지 문제를 다 가진 경우가 많고 두 대사수술 중 어느 것을 해도 70~80%가 당뇨병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들어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대부분 BMI가 40(키 170㎝·116㎏) 이상인 초고도비만 환자들”이라며 “건보 적용으로 대기수요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술 후 복강 내 출혈, 상처 감염, 봉합 부위에서 위 내용물 등이 새는 등 단기 합병증 발생률이 1~9%에서 발생할 수 있다. 위·식도역류증, 소장이 막히는 장기 합병증도 9~17%로 보고되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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