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시작되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가운데 조선중앙통신은 ‘정상회담의 성공적 보장’이라는 표현을 쓰며 김위원장의 베트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에 대해 기대와 의지를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하노이에 도착해 멜리아 호텔에서 실무대표단의 보고를 받았다며 “제2차 조미 수뇌회담의 성공적 보장을 위해 조미(북미) 두 나라가 현지에 파견한 실무대표단 사이의 접촉 정형(결과)을 구체적으로 청취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전 하노이에 도착한 후 오후 5시 북한 대사관 방문차 처음 외출하기 전까지 숙소에 머물렀던 만큼 그사이에 북측 실무대표단을 이끈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미특별대표는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 오후 하노이에 먼저 도착, 이튿날부터 미국 측 파트너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수시로 만나 협상했으며, 김 위원장을 동당역에서 영접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리용호 외무상, 김혁철 특별대표,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성혜 당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원탁에 둘러앉아 회의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 입성한 이후 제일 먼저 실무대표단부터 만난 것만으로도 성공에 대한 확신을 잘 보여준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동식 집무실’이라고 할 수 있는 전용 열차에 최첨단 통신시설이 갖춰져 있어 김 위원장은 평양 출발 이후에도 열차 안에서 실무회담에 대해 수시로 보고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하노이 첫 일정으로 실무대표단부터 만나 직접 대면 보고를 받고 질문도 하면서 현안을 점검함으로써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이미 올해 신년사와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네 번째 회동에서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2차 정상회담의 ‘성공적 결과물’에 대한 강한 집념을 대내외에 밝혔다. 노동신문이 지난 13일 재일동포의 이름을 빌려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의 당위성을 이례적으로 조목조목 설명하며 설득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노동신문은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개척자·선구자”가 되려는 것이 김 위원장의 “드팀 없는 신념”이라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전차를 묶은 매듭을 칼로 내려쳐 끊었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풀어내는 묘수를 의미)에 비유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회의감이 커가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검증에 대한 결단을 내놓을지, 아울러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른 좀 더 파격적 조치를 내놓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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