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무역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양국이 무역합의 이행 메커니즘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 24일까지 약 3개월간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중국과의 고위급회담 결과를 의회에 보고하면서 “합의 전까지 여전히 많은 것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대중 무역협상의 ‘진전’을 홍보했지만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실질적 진전’을 확인한 것은 거의 없던 일이라며 “미중 간 최종 합의가 가까워졌다는 가장 강력한 징후”라고 평가했다.
실제 USTR은 지금까지 많은 협정에도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는 점을 들어 무역합의에 대한 구속력 있는 이행장치 마련을 최우선시해왔다.
양국은 무역합의에 대해 양측 관계자들이 직급별로 정기적으로 만나 위반 사안들이 있으면 논의하고, 반기별 장관급회담에서도 개선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고율 관세 등 제재 조치를 취하는 ‘스냅백(snapback)’ 조항을 만들기로 했다. 무역합의 이행점검회의는 실무급에서 월별로, 차관급에서는 분기별로 각각 개최될 예정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또 미중 간 환율 합의안과 관련해 중국이 경쟁적인 위안화 절하에 개입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구속력 있는 투명성 장치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진전에 따라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중은 향후 1~2주간 무역협상을 계속해 이견이 남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방지책에 대해서도 합의를 모색한 후 다음달 말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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