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0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東京)에서도 1일 기념행사가 열렸다.
한일 시민운동가들이 주축이 된 ‘2019 3·1 독립운동 100주년 캠페인’은 이날 오후 6시 30분께 도쿄 신주쿠(新宿)역 동쪽 출구 인근 광장 주변에서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시간여 동안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가 시작하기 전부터 우익들이 바로 옆에서 욱일기와 일장기를 흔들며 ‘독립운동이 아닌 폭동’, ‘일한(日韓) 단교’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여 퇴근길 역 주변은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행사 내내 소음을 내며 100주년 기념행사를 방해하는 이들을 둘러싸고 만일에 있을 사태에 대비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으로부터의 응답’이라는 부제를 달고 시작된 100주년 기념행사에선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과거를 직시하라’, ‘한일 우호’, ‘아시아 평화를 함께 만들자’, ‘일본 기업은 (강제연행) 피해자와 대화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어진 릴레이 토크에서 재일교포 2세인 양징자 일본군 위안부문제해결전국행동 공동대표는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과거에 사죄했다지만 그 직후에는 강제연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양 공동대표는 “일본 시민은 100년 전 무엇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며 “이에 대해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니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희망’을 갖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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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야노 히데키(矢野秀喜) ‘조선인 강제노동피해자보상입법 일한 공동행동’ 사무국장은 “독립선언서는 일본에 바른 길로 가라고 말한 것인데 이게 왜 반일이냐”고 지적했다.
야노 사무국장은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을 거론하며 “일본 기업과 정부가 그 판결을 다시 읽고 의미를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선 일본 고교무상화 교육과 관련한 조선학교 차별 문제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평화헌법 개정 추진 등을 주제로 한 연설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일본이 평화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해 과거를 청산하고 식민지주의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길을 가야 한다”는 내용의 ‘민중 선언’을 채택했다.
우익들은 바로 옆에서 경찰에 둘러싸여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며 시위를 계속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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