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대형 건설사 비호 의혹에 법무장관에 이어 재무장관도 사임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뤼도 내각에서 ‘스타 장관’으로 꼽혀온 제인 필포트 재무장관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필포트 장관은 사직서에서 “슬프게도 나는 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 대처해 온 방식에 신뢰를 잃었다”며 “내각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물러나야겠다고 결정했다”고 썼다.
필포트 장관은 또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건설사의 비리 사건을 수사하던 전 검찰총장에게 압박을 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보고 심히 우려됐다”고 밝혔다.
총리실 대변인은 총리가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전했다.
다만 필포트 장관은 트뤼도 총리가 속한 자유당 의원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의사 출신으로 트뤼도 내각의 보건부 장관과 원주민부 장관을 거쳐 지난 1월 재무장관에 임명된 필포트는 내각에서 가장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앞서 지난달 초 조디 윌슨-레이볼드 전 법무장관도 같은 이유로 전격 사퇴했다.
두 장관의 잇단 사퇴에 AP통신은 “트뤼도 총리가 가장 유명한 여성 장관 중 두 명을 함께 잃게 됐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의 건설사 비호 의혹은 지난달 초 캐나다 글로브앤드메일지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캐나다 최대의 종합건설사인 SNC-라발린은 지난 2011~2011년 리비아에서 공사 수주를 위해 정부 관리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2015년부터 검찰 수사를 받아 왔다.
이후 이 회사는 재판 없이 화해 형식의 벌금만 내고 사건을 매듭지으려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트뤼도 총리 내지는 총리실 관계자가 법무장관을 비롯한 검찰에 기소 절차를 중단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태가 확산하자 총리에 대한 사임 압박도 커지고 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앤드루 쉬어 대표는 필포트의 사임이 “정부가 완전한 혼돈 상태”에 있다는 걸 입증한다며 트뤼도 총리의 즉각 사퇴와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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