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대국했던 이세돌(36) 9단이 올해를 끝으로 프로기사 선수 활동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이세돌은 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블러드랜드배 특별대국’에서 중국 커제 9단에게 156수 만에 흑 불계패한 후 이같이 말했다.
이세돌은 “6세에 바둑을 시작하고 1995년 프로에 입단했다. 시간이 꽤 됐다”며 “아마 올해가 마지막인 것 같다”고 했다. ‘은퇴를 암시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이세돌은 “아직 완벽히 정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장기간 휴직이나 완전은퇴 둘 중 하나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휴직을 하더라도 승부사로 다시 돌아오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할까도 생각했는데 너무 아쉬워 1년간 좀 더 하려고 한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결심한 것은 아니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세돌은 지난해 53승38패(승률 58.24%)를 기록했다. 이세돌은 “물론 계속 바둑인은 계속할 것이다. 프로기사 승부는 올해가 마지막인 것 같다. 잘 마무리하고 싶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 커제와의 대국이 더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세돌은 2016년 알파고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값진 1승(4패)을 거두는 인간 승리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세돌은 알파고와의 정식 대국에서 승리한 유일한 인간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