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볼보는 오는 2020년 중반부터 생산하는 모든 자동차 모델에 대한 속도제한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1년부터 판매되는 모든 볼보 신차는 시속 180㎞ 이상으로 주행할 수 없게 할 계획이다. 현재 볼보차가 적용하는 최고시속은 250㎞다.
회사 측은 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활용해 학교·병원 인근에서는 규정 속도를 넘지 못하게 하거나 휴대폰 사용 및 음주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을 20일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운전자의 졸음·부주의를 막는 기능을 적용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음주운전과 운전 중 휴대폰 사용까지 인식하게 한다는 것이다. 사고 시에는 GPS 기능을 통해 응급 서비스 요청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스로 감속 나선 이유는
사망 사고 25%는 과속탓 발생
안전강화 신기술도 확대 방침
볼보가 차량에 적용하는 최고시속을 70㎞나 끌어내리는 것은 갈수록 늘어나는 교통 사망사고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세계적으로 130만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며 이 가운데 90% 이상은 운전자의 실수가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관리국(NHTSA)에 따르면 미국 내 치명적인 교통사고의 25%는 과속 때문으로 분석됐다.
속도제한이 없는 독일 아우토반을 제외하면 이미 대부분의 나라가 일반도로에서 시속 129㎞ 이하로 속도를 제한하고 있으며 대다수 제조업체는 자동 긴급제동장치나 차선유지 기술 같은 안전기능의 적용을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주요국에서 과속 등으로 인한 교통 사망사고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자 제조사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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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칸 사무엘손 볼보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일정 속도 이상으로 주행하면 아무리 차량안전 기술과 스마트 인프라 설계를 적용해도 사고 시 심각한 부상을 당하나 사망에 이르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며 “속도제한이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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