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 씨가 6일 오전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강씨는 ‘(버닝썬 측으로부터) 돈을 얼마나 받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 받았다”며 금품 전달 혐의를 부인했다. 강씨는 이어 “사건을 의뢰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 의뢰에 관해 강씨는 “경찰관이 아니라도 물어볼 수는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건 해결을 버닝썬 측에 먼저 제안했냐는 질문에는 “사실무근이다. 자작극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부인했다.
뇌물 공여자로 의심받는 버닝썬의 이모 공동대표와는 친분에 대해서는 “처음 알게 됐다. 만난 적은 딱 한 번, 두 번”이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현재 모 화장품 회사 임원으로 재직 중인 전직 경찰관 강씨는 버닝썬 클럽과 경찰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강씨가 재직중인 화장품 회사는 버닝썬에서 대규모 홍보행사를 열었다. 당시 행사가 시작되기 전,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해 고액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행사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강씨가 나서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강남서는 지난해 8월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증거 부족으로 수사 종결한 바 있다.
앞서 경찰은 강씨의 부하직원인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돈을 받고 배포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 이 대표는 소환조사에서 버닝썬과 경찰 간 금품 전달 통로로 지목된 강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이씨가 버닝썬 측으로부터2,000만원을 건네받아 이를 6개 계좌에 나눠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 계좌들의 소유주 가운데 경찰관이 포함돼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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