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사진)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념에 매몰된 반(反)시장정책”으로 규정하며 ‘소득주도 성장’ 때리기에 나섰다. 경영계의 반발을 불러온 협력이익공유제에 대해서도 종전의 모호한 입장에서 벗어나 “시장에 맞지 않는 제도”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전날 대표 취임 후 첫 대외 일정으로 남대문시장을 찾은 그는 민생 악화를 부각시키며 본격적인 ‘경제 공세’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이날 추경호 한국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 세미나’에 참석해 “경제를 살리려면 기업이 활력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데 문재인 정부는 기업의 손발을 묶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정부가 추진하는 협력이익공유제와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일련의 정책이 기업을 옥죄는 ‘족쇄’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협력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시장에 맞지 않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력이익공유제는 대기업에서 발생한 이익을 중소기업이 기여한 만큼 가져가도록 하는 제도로, 정부의 도입 방침에 경영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황 대표는 한국당 대표 경선 토론회 당시 이 제도에 대해 “시장경제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지만 경제적 약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많아져서는 안 된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놓아 경쟁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바 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투자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강화 지침)에 대해서도 “국민연금까지 동원해 기업의 목을 죄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가 나쁘고 경기 위축까지 벌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취임 일성으로 ‘문재인 정부 경제실정백서 편찬’을 공언한 황 대표는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타 정당과의 협력으로 관련 법안 및 정책을 저지하겠다는 포부도 거듭 강조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추 의원도 “우리 경제는 소득주도 성장이 아닌 친기업·친시장정책으로 가야 한다”며 “서민의 등골이 휘는 증세에 나서지 말고 기업에 부담되는 세금을 인하해 기업이 열심히 뛰게 만들어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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