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기조로 돌아선 영향으로 러시아, 중국 등 신흥시장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지난해 후반기 철수한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러시아,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 신흥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간은행들이 설립한 연구기관인 국제금융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신흥시장의 주식 및 채권에 들어간 자금은 860억 달러(한화 약 96조 9,000억원)로 지난해 마지막 9개월 치보다 많다. 자본 유입의 영향으로 모건 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해 저점 대비 약 13% 상승했다.
WSJ는 신흥시장의 회복세의 주요 원인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의 기조 변화를 꼽았다. 연준이 올해 들어 금리 인상 중단의 강력한 신호를 보낸 덕에 추가 금리 인상을 우려해 신흥시장 투자 철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다시 복귀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루블화처럼 한때 타격을 입은 신흥국 통화들도 외환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며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WSJ는 올해 가장 좋은 실적을 낼 신흥시장으로 지난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시장이 되리라 관측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불안으로 오랜 기간 투자자들로 외면받아온 우즈베키스탄 같은 국가도 지난달 첫 국채발행에서 모금목표를 가뿐하게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10년 만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 선전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21% 상승했다.
메건 그린 매뉴라이프 애셋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보낸 신흥시장이 올해 들어 현격히 달라지고 있다”며 신흥시장의 호황 지속가능성을 예측했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WSJ는 글로벌 경기나 국제정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글로벌 경제성장의 둔화를 염려하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 새로운 무역전쟁이 발발하거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의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