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고틀립(사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5일(현지시간) 갑작스레 사의를 표했다. 그동안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중독 문제, 전자담배 규제 등 보건 문제 해결에 앞장선 그의 사퇴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현지 언론은 고틀립 국장의 성명서를 인용해 그의 사임 의사를 전했다. 고틀립 국장은 “코네티컷에 사는 가족과 떨어져 있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내달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암 투병을 이겨낸 젊은 의사이자 벤처 투자가로 세간의 관심을 끈 인물이다. FDA 국장으로 부임 후 그는 전자담배 규제와 의약품 가격 인하 등에 앞장서며 초당적 지지를 얻기도 했다.
특히 이전 국장들이 의약품 가격 문제는 FDA 권한이 아니라며 피했던 것에 비해 의사 출신의 업력을 살려 소비자에게 높은 의약품 가격 문제를 둘러싼 갖가지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해 나갔다.
그러나 전자담배 규제는 품었던 계획대로 오롯이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최근 몇 달간 고틀립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미성년들의 전자담배, 특히 가향 전자담배 흡연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고틀립은 업계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2022년까지 전자담배 기기에 대한 주요 규제 방안을 미뤘다.
현지언론은 고틀립이 담배 중독성 완화 대책 등 그의 계획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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