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한 8차 공판을 앞두고 김용(사진) 경기도 대변인이 7일 이 지사 친형 ‘강제입원’은 ‘진단입원’이나 ‘강제진단’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 “강제입원이란 표현은 잘못됐다. ‘진단입원’ 또는 ‘강제진단’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지난 7차 공판(5일)에서 ‘이재명 지사는 구 정신보건법 25조 3항에 의해 친형을 입원시키려 직권남용을 한 것’이라고 인정했다”며 “25조 3항에 의한 입원은 이른바 ‘진단입원’으로 불린다. 멀쩡한 형님을 강제입원 시키기 위해 이 지사가 선택했다는 이 ‘진단입원’은 과연 무엇일까. 정신보건법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나라 정신보건법의 입법과정에서 가장 큰 화두는 ‘환자 인권보호’였다. 시도지사 등에 의한 ‘강제입원’이 인권유린의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평가입원’이었다. 시도지사에 의한 강제입원에 앞서 ‘진짜 정신병자가 맞는지’ 평가를 먼저하고 ‘정신질환자 맞다’는 평가가 나오면 그제야 비로소 입원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다시 말해 ‘평가입원’은 환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였다. 그래서 2주 이내의 단기입원만 가능하도록 했고 그 기간 내에 정신과 전문의 2명의 공통된 진단이 나와야 비로소 장기입원이 가능한 ‘강제입원’을 할 수 있도록 절차를 엄격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가입원제는 정신질환으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칠 위험이 있는 경우 강제입원 시키기 전에 전문의의 진단 및 평가를 받기 위해 2주일 이내 동안 입원시키는 제도”라며 “평가입원제도를 도입해 정신과전문의 2명의 동일한 진단 없이는 강제입원이 불가능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위암이 의심될 때, 바로 칼 들고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먼저 한다”며 “정신질환도 의심될 때, 바로 강제입원 시키는 것이 아니라 평가입원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먼저 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이 ‘평가입원’은 법령 개정 과정을 거치면서 구 정신보건법 25조 3항의 ‘진단입원’이 됐고, ‘강제입원’은 25조 6항의 ‘치료입원’이 됐다”며 “이 지사가 ‘진단입원’을 통해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원에 보내려 했다는 주장은, 내시경 검사를 통해 멀쩡한 사람을 배 째려고 했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언론에도 더 이상 ‘강제입원’이라는 표현을 하지 말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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