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우리 국민은 촛불의 힘으로 지도자를 바꿨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평화 시위’로 원하는 바를 쟁취한 시민적 연대의 근원은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언론인 출신인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이 지은 ‘100년 촛불’은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굴곡 많았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돌아보는 장편소설이다. 극 중 화자인 계약직 노동자는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아버지로부터 남편 집안의 4대 걸친 이야기를 전해 듣고 격동의 100년을 지나온 인물들의 삶을 소설로 풀어내기로 마음먹는다. 액자 형식으로 구성된 ‘100년 촛불’은 앞뒤에 계약직 노동자의 이야기가 배치돼 있으며 화자가 쓴 소설이 몸통을 이룬다.
안중근과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영원한 청년 노동자’ 전태일의 생애가 굽이치는 강물처럼 펼쳐지는 와중에 이름 없는 장삼이사들의 이야기가 포개진다. 실존 인물들이 주고받은 편지나 당시의 신문 기사 등을 활용해 사실성을 높인 ‘100년 촛불’은 근현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역사를 담은 기록이자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시민적 역량의 근원을 비추는 거울이다. 1만7,800원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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