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이 특수부 여러 곳에 배당돼 있던 삼성 관련 사건들을 한데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분식회계 수사 본격화를 앞두고 전열을 정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특수부에 있는 삼성 관련 고발 사건을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에 모두 재배당했다. 기존 특수3·4부에 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참여연대·투기자본감시센터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고발한 사건과 특수4부에 있던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급등락 과정에 부당청탁 의혹이 있다며 국토교통부가 수사를 의뢰한 사건 등이 대상이다. 또 지난해 9월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기상장 및 9조원 횡령과 관련해 고발한 사건도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 관련 사건들을 효율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한곳에 모았다”며 “서로 직접 연관된 사건들은 아니지만 시기적 유사성은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특수2부는 삼성 관련 칼자루를 쥐게 된 모양이다. 특수2부는 증권선물위원회가 고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고의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 중이고 이미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수2부 한곳으로 삼성 사건이 모이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전반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총수 일가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적용하기 위해 제일모직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고의로 부풀린 것은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시작되면 다른 삼성 관련 사건들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검찰 관계자는 “한번에 다 같이 수사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