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청와대와 거리를 두겠다며 한국을 떠난 그가 2년 만에 해외 유랑 생활을 정리하고 당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이 이해찬 대표로부터 지난 1월 중순께 원장직을 권유받았으나, 고사를 거듭하다 범여권 여러 인사들의 설득 끝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양 전 비서관은 원장직을 최종 수락하기에 앞서 민주연구원의 기능, 자신의 업무 범위와 당내 역할 등에 관해 이 대표와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게이오대 방문교수로 일본에 체류하던 양 전 비서관은 지난달 말 귀국해 2주간 국내에 머무르면서 당청 핵심 관계자들과 두루 만나 원장직 수행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역할을 한 사람 아닌가”라며 “최근 개인적인 대화에서 단순히 민주연구원장을 맡을지 말지를 넘어 본인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설명했다.
민주연구원의 업무는 주로 정책연구,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당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실질적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어왔다. 그러나 양 전 비서관이 민주연구원장을 맡을 경우 전략기획, 인재영입 등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역할까지 폭넓게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 일각에서는 양 전 비서관이 내년 총선에 직접 출마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다시 일본으로 출국한 양 전 비서관은 게이오대 방문교수 임기를 마치는 다음 달 말께 완전히 귀국할 전망이다. 민주연구원장 새 임기는 5월 중순 시작된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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